[한스경제 김재웅]SM3는 내수 자동차 시장에서 손에 꼽는 '시조새 모델'이다. 2009년 처음 출시된 후 약간의 개량 외에는 그대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노삼성은 여전히 풀체인지나 신 모델 도입 계획이 없다. 아직 SM3 상품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이유다. 작년에는 SM3를 주인공으로 행사까지 열었다.

▲ 외관도 이정도면 아직 봐줄만하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직접 타봤다. 르노삼성이 출시 10년 가까이 된 모델을 아직도 전면에 내세우는 자신감에 근거가 도대체 무엇일지 궁금했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일단 ‘사골 냄새’가 확 풍겨온다. 아무 버튼도 달려있지 않은 스티어링 휠. 아무래도 작은 디스플레이. 투박해 보이는 센터페시아와 공조기.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의심됐다.

▲ 왠지 썰렁한 스티어링 휠. 심심한 계기반. 쓰다 보면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혹시 주행성능이 아직도 괜찮은가 싶었지만 도로를 나서면서 이런 기대도 무너졌다. 10년 전이라면 훌륭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특별하지 않은 최고출력 117마력에 최대토크 16.1kg·m이다. 

그런데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높다. 크로스오버 수준이다. 시야가 세단보다 높으니 아무래도 운전하기가 편하다.

▲ 옛날 차에서 보기 어려운 측후방 경보 시스템. 그 밖에도 경사로 밀림 방지에 높은 지상고까지. 운전이 미숙한 사람에게는 SM3 만한 선택 사항을 찾기 어렵다.

여기에 측후방 경고등까지 달려있다. 요즘 나오는 차들처럼 사이드 미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훨씬 보기 좋다. 저렴한 수리비도 기대된다.

또 하나. 경사로 밀림 방지 기능도 넣었다. 이 정도면 구형 모델이라고 무시하기도 어렵다.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계기반도 깔끔하니 가독성이 높다. 대시보드 가운데에 튀어나온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 센터페시아 버튼도 군더더기가 없다.

▲ 촌스럽다는 느낌은 잠시다. 디스플레이는 작지만 보기가 편한 자리에 있다.

달리다보니 안정적인 주행력도 느껴졌다. 명불허전 르노삼성 세단이다. 힘은 약하지만 진동이나 소음 없이 안정적으로 달릴 줄 안다. CVT를 쓴 덕분에 변속 충격도 없다. 운전도 편해진다.

거기다가 가격은 2,000만원 전후로 동급 대비 가장 저렴하다. 연비도 15km/ℓ로 동급 대비 가장 높은 수준. 경제성으로는 가장 경쟁력이 높은 셈이다.

이쯤 되니 왜 구매자 중 여성 비중이 절반에 가까운지 알겠다. 높은 지상고에 측후방경고등을 탑재하면서 운전 미숙자를 배려한 편의성.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안정적인 주행 성능에 높은 경제성까지. 아이를 기르는 초보 엄마에게 SM3 만큼 부담없는 차도 없겠다 싶다.

김재웅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