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의학에 세례후 죽어야 할 처지가 억울해…"

■ Mr . 마켓 <123회> 글·김지훈 한국스포츠경제l승인201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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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서운 소리만 늘어놓으셨는데, 솔직히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총재는 고개를 흔들었다.

    “원시인이 현대사회로 온다면, 비행기를 보고 놀라 자빠졌을 겁니다. 총재님의 두려움이 무지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은 안 드십니까?”

    듀아멜은 의도적으로 총재에게 도발했다. 총재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총재님, 저는 싱가포르에서 녹색붕괴 현장 구조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그때 느꼈던 절망감을 또다시 맛보고 싶지 않습니다.”

    “박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바쁘신데 시간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총재는 서둘러 회의를 마무리 지었다.

     

    유럽연합은 듀아멜의 기후조절 계획에 적극 찬성하고 있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일본도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뮌헨 경제 연구소는 기후 거래소가 연간 30조 유로의 경제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 분석했다.

    이리엘 주교는 영생의학에게 신의 축복을....... 세례를 내린다는 문서를 작성했다. 안젤로 교황의 서명을 받으면 모든 것이 마무리 된다. 안젤로 교황은 자신이 끼고 있는 ‘어부의 반지’를 매만졌다. 금으로 만들어진 어부의 반지는 그의 도장이기도 했다. 교황의 모습은 템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아름다움으로 가득했다. 부활절 미사에서 모습을 드러낸 후, 세계 각지에서 팬레터와 같은 엽서들이 날아왔다. 사람들은 교황의 모습에....... 감탄하고 열광했다. 더불어 영생의학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었다.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이리엘 주교는 공손히 말했다. 안젤로 교황은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영생의학에게 세례를 내려주고 죽음을 맞이해야 할 자신의 처지가 억울했다. 그렇다고 해도 템의 정체를 폭로하는 것은 솔루션이 되지 않았다. 마킷과 이사벨이 짠 각본에 따르는 수밖에 없다. 얌전히 앉아 있다가 죽으라는 건데.......

    “빌어먹을 년놈들!”

    “네?”

    이리엘 주교는 깜짝 놀랐다. 방금 교황님께서 상스러운 단어를 입에 담으셨단 말인가? 아닐 것이다. 그럴 리가 없다. 잘못 들었을 것이다.

    “나는 과학을 믿지 않아. 하나님의 능력은 과학을 뛰어넘는 거지. 템을 이식받았지만.......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언제든 그 분 곁으로 가게 될 거야. 그 날이 멀지 않은 것 같군.”

    “괜한 근심이십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 내 손을 잡아주게.” 이리엘 주교는 두 손으로 안젤로 교황의 왼손을 감싸듯 붙잡았다. “내가 죽기 전에 차기 교황으로 자네를 택하겠네.”

    “저 같은 것이 어찌 감히!”

    “자네가 적임자야.”

    안젤로 교황은 자신의 공허함과 갈증을 이리엘 주교에게 물러주고 있었다. 헌신적으로 일한 이리엘의 운명을 악어의 입속으로 밀어 넣는 셈이었다. 훗날 이리엘이 겪을 고통을 생각하니....... 재밌어졌다.

    “저는 어린 아이가 아니에요. 보호는 필요 없어요.”

    준은 하늘에 떠 있는 송이구름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습한 상승기류가......... 갑자기 발생하지 않는다면........ 한동안 맑은 날씨가 계속될 것이다.

    “자넨 아주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어. 도움이 필요해.”

    마킷의 음성은 타이르는 어조와 달래는 뉘앙스가 적절하게 뒤섞여 있었다.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에 가능한 배합이다. 준은 숨을 깊게 들이 마신 후, 참았다가 천천히 내뱉았다. 구름은 유유히........ 아무 걱정 없는 양떼처럼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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