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개편의 첫 발을 내딛는다. 지난해 말부터 언급됐던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가치에 영향을 미칠 ‘거버넌스위원회’가 곧 설립될 것으로 알려졌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을 심의하는데 있어 더욱 투명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삼성전자 로고./연합뉴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된 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방안 중 하나인 거버넌스위원회 설립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는 4월 말까지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라며 “현재 구체적 운영 방안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헤지펀드 엘리엇의 ‘삼성전자 가치 증대를 위한 제안’을 받은 뒤 신설을 발표한 조직이다. 

이전의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주요 사안을 해결하고 계열사가 기타 안건을 처리하는 체제였다. 하지만, 지난 2월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계열사의 이사회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떠올랐다. 

이사회가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서 주요 경영 사항을 논의하게 되면 회사 이익과 주주 권익이 상충될 가능성이 생긴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주주 입장에서 이사회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권 부회장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될 거버넌스위원회는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 사항의 심의와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기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위원회 역할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이사회에는 권 부회장과 윤부근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 신종균(IM(인터넷모바일) 부문 사장 등 사내이사로만 구성된 경영위원회와 사외이사로 구성된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CSR위원회 등 4개 위원회가 있다.

현재 CSR위원회에는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 송광수 전 검찰총장, 이병기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사외이사 5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거버넌스위원으로 옮겨오면 삼성전자가 영입하겠다고 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급 출신 외국인 사외이사도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포천 100대 기업의 C-레벨, 즉 CEO나 CFO(최고재무책임자), CTO(최고기술책임자)급 경영자를 사외이사로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거버넌스위원회는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 미래 신수종사업 분야의 전략적 인수·합병(M&A), 대규모 투자 등 삼성전자의 핵심 경영 전반을 검토하고 심의하는 기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동안은 M&A나 투자를 미전실에서 전담했지만 이제부터 거버넌스우원회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사회 구성 등 기업지배구조 전반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해 왔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사회가 열리는 27일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삼성전자 잠정실적을 보면 올해 1분기 매출 50조 원, 영업이익 9조9,000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역대 2번째로 높은 분기별 영업이익이다. 

자세한 사업 부문별 실적은 1분기 실적 발표날 공개될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성과는 효자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 견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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