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스팅어가 출시되면서 고성능차 시장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스팅어 사전계약량은 8일간 2,000여대 이상. 경쟁 모델의 성적에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스팅어는 독일차를 경쟁자로 지목했지만 그 밖에도 스팅어와 비견할만한 성능을 가진 다크호스가 여러 모델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닛산 맥시마와 재규어 XE다.

▲ 재규어 XE(왼쪽)과 닛산 맥시마도 기아차 스팅어의 경쟁모델로 관심을 높이는 중이다. 각 사 제공

두 차는 이미 4도어 세단에 높은 주행성능까지 겸비한 차로 인기를 늘려왔다. 최근 들어서는 잠시 주춤한 모습이지만 스팅어의 등장으로 다시 한 번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성능에서 보면 스팅어와 제대로 겨룰만한 모델은 XE다. F-Type을 꼭 닮은 콤팩트 세단 XE는 고성능 S 모델 기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를 내기까지(제로백) 5.1초가 걸리는 강력한 주행성능을 갖췄다.

3.0리터짜리 V6에 수퍼차저를 장착한 엔진에서는 최고출력 340마력에 최대토크 45.9kgf‧m이 나온다. 스팅어(최고출력 365마력, 최대토크 52kgf‧m)보다는 약간 뒤쳐지지만, 고성능 세단으로서는 충분한 힘이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하고 후륜구동을 채택해 부드러우면서도 역동적인 주행을 돕는다.

이와 비교하면 맥시마는 약간 부족하다. 세계 10대 엔진에 15차례나 선정됐던 3.5리터짜리 VQ 엔진을 탑재해 주행 신뢰도가 높은 것은 분명한 사실. 하지만 자연흡기 방식으로 힘이 최고출력 303마력에 최대토크 36.1kgf‧m에 머무른다. 제로백은 5초대 후반으로 확인된다. CVT에 전륜구동이라는 점도 스포츠 세단으로써는 아쉬운 부분이다.

서스펜션에서도 XE가 맥시마뿐 아니라 스팅어보다도 낫다는 평가다. 스팅어와 맥시마에 장착된 후륜 서스펜션은 멀티링크다. XE는 이 멀티링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인테그랄 링크 서스펜션을 탑재해 좀 더 안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움직임을 만들었다.

내부 편의사양도 XE가  더 고급스럽다. 천연가죽, 알루미늄, 우드 등 고가의 재질로 마감한 데다가 재규어가 자랑하는 인컨트롤 터치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메르디안 음향시스템까지 넣었다. 독일 브랜드 못지 않은 럭셔리다.

하지만 스팅어 인기 요인이 단순히 높은 주행성능만은 아닌 만큼, XE가 더 낫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스팅어는 전장 4,831mm에 휠베이스 2,906mm로 중형차급 공간을 사용할 수 있을뿐 아니라, 동급 대비 10% 이상 저렴한 4,000만원대 가격으로 경제성까지 높다.

맥시마가 유리한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맥시마는 전장이 4,900mm로 준대형차급. 트렁크 용량도 골프백 3개 정도는 너끈하게 들어갈 만큼 넓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휠베이스가2,775mm로 짧은 편이지만 실제 탑승해보면 실내 공간이 상당히 크다는 평가다.

반면 XE는 전장이 4,670mm로 짧다. 휠베이스가 2,835mm로 동급대비 상당히 긴 편이지만 2열 레그룸이 협소해서 가족들이 함께 사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트렁크에는 골프백을 넣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같은 브랜드의 준대형차인 XF가 비슷한 주행 성능에 전장 4,954mm, 휠베이스 2,960mm에 달하는 넓은 공간을 갖고 있지만, 8,000~9,000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 때문에 스팅어와 붙여놓기 어렵다.

XE만 해도 고성능 트림인 S 모델 가격이 무려 7,370만원. 스팅어가 지목한 경쟁상대인 BMW4 그란쿠페보다도 비싸다. 스팅어와 비슷한 가격이라면 제로백이 7초대에 불과한 가솔린이나 디젤 모델을 골라야 한다.

맥시마는 단일트림으로 가격이 4,370만원에 불과하다. 스팅어 디젤이나 2리터 가솔린 모델이 이와 가격이 비슷하지만 성능에서 차이가 난다. 진짜 고성능인 스팅어 3.3 가솔린 트림이 4,460만~5,110만원이니 맥시마가 더 저렴한 셈이다.

연비도 맥시마가 더 좋다. 9.9km/ℓ로 XE(9.2km/ℓ)나 스팅어(8.8km/ℓ)보다 높다. 공차중량이 1,640kg으로 XE(1,750kg)나 스팅어(1,785kg)보다 가볍다. 

안전한 주행을 위한 주행보조시스템(ADAS)에서도 맥시마는 XE를 앞선다. 사실상 ADAS가 없는 XE와 달리 맥시마는 전방추돌 경보 및 정지 시스템, 졸음운전을 방지해주는 운전자 주의경보 시스템, 앞차와 거리를 유지해주는 차간거리 제어 시스템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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