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기자

[한스경제 김재웅] 현대자동차 노조가 결국 파업 행진에 돌입했다. 벌써 6년 연속이다. 21일까지 5번째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조만간 총파업이나 연대 파업까지 확대할 분위기다.

현대차 노조가 사측에 요구한 것은 무려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이다. 실적악화에 중국 외교분쟁 등 악재까지 겹친 현대차가 감당하기에는 무리한 수준이다. 노조는 사측이 지난 16일 23번째 임단협에서 제시한 기본급 4만2,879원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제 현대차 노조를 위한 기립 박수를 칠 때가 온 것 같다. 여기에는 두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우선 현대차 노조가 지난 30여년간 국내 현장 노동자의 지위를 드높인 성과에 보내는 박수다. 87년 처음 결성된 현대차 노조는 죽음을 불사하는 강력한 투쟁을 통해 노동자 권익 향상을 주도해왔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결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노사간 상호 견제가 가능한 선진 기업문화를 확립하는 데도 기여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 노조의 투쟁이 국가 전체의 임금 인상을 이끌어왔다고 본다. 현대차 노조가 강한 투쟁으로 쟁취한 임금 인상 수준에 따라 관련 산업, 더 나아가서는 국가 전체의 임금도 같이 올랐다는 것이다. 이견은 있지만 노동계가 현대차 노조의 무리한 투쟁에도 응원을 보내는 이유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가 앞으로도 이런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조의 요구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 현대차는 성장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 규모도 쪼그라들면서 세계 5위 자리도 위태로워졌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도 임단협에서 “휴지 한 장, 물 한방울도 아껴야 할 때”라고 말하며 현대차 위기를 표현했다. 조만간 특근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까지 언급했다.

현대차 위기가 가속화하는 상황, 노조에 마지막 박수를 보낸다. 한국스포츠경제DB

현대차 노조는 파업의 막을 내려야만 한다. 박수칠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멋진 피날레에는 그에 걸맞는 박수가 필요하다.

올 초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글로벌 실적 부진을 씻고 현대차의 부활을 기대했다. 올해 경기가 살아나고 코나와 제네시스 G70 등 신차를 내놓으면 금방 제 자리를 찾을 것으로 봤다.

하반기에 들어서도 분위기는 반전되지 못하고 있다. 신흥시장의 회복 수준이 중국 시장 부진보다 덜한 탓이다.

여전히 현대차는 하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반등 시기를 놓쳤다는 평가, 글로벌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 약화로 어려운 싸움이 예정됐다.

노조가 여전히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몽니에 가깝다. 현대차의 평균 임금은 작년 기준 9,600만원에 달한다. 세계 1,2위를 다투는 일본 토요타(약 8,850만원)나 독일 폭스바겐(약 8,400만원)보다도 10%나 많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파업을 강행하는 모습은 자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올해 5번에 걸친 파업으로 현대차가 입은 생산차질만 벌써 2만4,000여대, 추정 손해액이 4,900억원이다. 하반기 코나와 제네시스 G70 등 야심차게 준비한 신차가 출격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실제 체감 피해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든 늦기 전에 그만두라는 뜻이다. 현대차가 아직 적자 상태에 놓이지 않은 만큼 노조에게도 생각을 고칠 기회는 남아있다.

현대차 노조가 박수를 받을 만한 결단이 필요하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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