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내년에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장 침체와 비용 상승, 노사관계 악화 등이 꼽힌다. 다양한 신차가 구원투수로 나서는 가운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최근 ‘2018년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내수 시장 규모는 182만대로, 올해 추정치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벨로스터. 현대자동차는 다양한 신차로 위기 극복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문제는 국산차 업계다. KAMA는 내수 국산차 판매량이 153만대로 1.9%, 수출량이 257만대로 1.5%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내수 시장에서는 현대차 그랜저의 신차 효과 감소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랜저는 11월 기준 국산차 판매량의 10.5%나 차지한다. 아우디·폭스바겐이 시장에 재진출하면서 그랜저 수요가 수입차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

불확실한 노사 관계도 악재다. 올해 자동차 업계는 노사 갈등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특히 현대차와 한국지엠은 올해 임단협을 내년으로 미루게된 상황이다. 악재가 이어지는 반면, 노조의 요구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길은 더욱 답답하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계획으로 인한 신흥시장 경제 위축이 예정됐다. 한화 강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저하도 악재다. 그나마 유럽과 오세아니아에서는 올해보다 나은 실적이 기대되지만, 글로벌 감소량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김용근 KAMA 회장은 “국내 자동차 산업이 회복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개별소비세 감면 등 내수활성화, 환율 안정화 등 정책적 지원과, 노사 간 대타협 및 노동제도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악재에 맞서 자동차 업계가 내놓은 전략은 신차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 출시될 국산차는 10여종에 달한다.

쌍용자동차는 내년 G4렉스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함과 동시에, 픽업트럭인 Q200으로 시장 공세를 강화한다. 쌍용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상반기 신형 벨로스터와 싼타페를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포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이어서 최대 주행거리를 400km 가까이 늘린 코나 EV로 ‘전기차 원년’을 맞이한다.

기아자동차도 프라이드와 K3, K9를 풀체인지해 내놓는다. 북미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SUV로 인기를 얻었던 니로도 전기차로 가지고 온다.

쌍용차는 G4렉스턴 해외 수출을 본격적으로 강화함과 동시에, G4렉스턴 기반으로 만든 픽업트럭인 Q200을 출시하기로 했다. 세계적으로 픽업트럭 인기가 치솟는 상황인 만큼, 수출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신차효과만으로 자동차 산업의 하락세를 막을 수 있을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주요시장인 중국과 미국 수출 감소는 정치적인 영향이 크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도가 빠르게 변하는 탓에 예측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는 최선을 다해 좋은 차를 만들고 있다”며 “정부가 환율, 외교 등 자동차 산업 위기 요인 해소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할 때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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