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인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인도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높은 경쟁성장률에 따른 수요 증가와 함께, 아직 자동차 보급률이 낮은 만큼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7일(현지시간) 인도 델리 오토 엑스포에 콘셉트카 SP를 출품하고 인도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목표는 2020년까지 인도 시장 5위 브랜드 도약으로 정했다.

기아자동차는 인도 델리 오토 엑스포에 SP 콘셉트카를 출품하고 인도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기아자동차 제공

SP는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전략형 소형 SUV다. 내년 말 양산과 함께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 오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성과로 작년 10월 현지 공장을 착공하기 시작했으며, 내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로 지어지며, SP는 바로 이 현지공자에서 만들어지는 첫 모델이 된다.

기아차가 인도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인도 자동차 시장이 최근들어 급격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11월까지 인도 자동차 수요는 약 370만대로 세계 4위 수준으로 올라섰다. 2020년에는 세계 3위로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같은 가파른 성장세는 인도의 높은 경제 성장률 영향이 크다. 재계에 따르면 인도는 2015년 7.6%, 2016년 7% 등 초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인도 경제 성장률을 UN은 7.2%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2016년 기준 차량 보급 대수는 1,000명당 35대에 불과하다.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구도 13억명에 달하는 만큼 잠재력은 엄청나게 크다는 평가다.

마루티 스즈키의 브렛자. SP의 강력한 경쟁 모델로, 1,250cc 4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해 현지 기준 공인 연비가 24.3km/ℓ에 달한다. 마루티 스즈키 홈페이지.

단 기아차가 인도 시장에서 성공하기가 녹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확고한 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현지 자동차사들을 뚫어야하는 데다가, 최근 들어 인도 공략을 가속화한 글로벌 브랜드들까지 상대해야 한다.

현지 기업인 마루티 스즈키는 인도 시장 점유율이 절반에 가까운 회사다. 현대자동차도 점유율 15% 정도로 멀게나마 확고한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서 마힌드라와 혼다, 타타자동차가 5~7% 점유율로 각축전을 벌이는 구도다.

현지 베스트셀링카도 대부분 알토, 스위프트, 발레노 등 마루티 모델이다. 작년 기준으로 10위권에 마루티가 아닌 차는 현대차의 i10(6위, 15만4,787대), i20(8위, 13만4,103대), 크레타(9위, 10만5,484대) 뿐이다.

차종별 베스트셀링카는 경·소형차가 대부분이지만 소형 SUV도 잘 팔린다. 마루티의 브렛자와 현대차 크레타, 르노의 크위드가 인기 모델이다.

마힌드라&마힌드라의 e2o 플러스는 현지 전기차 시장 인기 모델 중 하나다. 마힌드라 홈페이지

기아차에 따르면 2016년 인도에서 소형SUV 판매량은 48만1,000대나 된다. 전체의 16.3%에 해당한다. 기아차가 인도 시장 첨병으로 소형 SUV SP를 낙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도 글로벌 수준인 1% 가까운 점유율이다. 마힌드라&마힌드라의 e20과 e-버리토 등이 인기가 높다. 인도 정부도 2030년부터는 전기차만 팔게 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앞으로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 이를 감안해 기아차는 델리 모터쇼에 니로 HEV와 K5 PHEV, 쏘울 EV도 함께 전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자동차 업계들도 일제히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우리나라 현대기아차는 일찌감치 시장 공략에 나선 덕분에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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