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자동차 업계가 평창동계올림픽 마케팅에 한창이다. 빠르고 시원한 동계스포츠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는 평창올림픽 공식후원사로 다채로운 마케팅 활동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가 평창에 조성한 수소전기차 체험관 파빌리온(왼쪽)과 기아차가 강릉에서 개관한 비트플레이. 각 사 제공

올림픽을 주제로한 광고는 가장 대표적인 올림픽 마케팅이다. 현대차는 겨울을 지키는 넥쏘를 보여주는 CF를 방영 중이다. 기아차는 쏘렌토와 스팅어가 눈길 슬로프를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현장에서는 체험 기회를 마련했다. 현대차는 현장예약을 통해 넥쏘 자율주행차를 타볼 수 있도록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탔던 그 차다. 수소차 체험관인 파빌리온도 운영한다. 기아차는 강릉 올림픽 파크에 비트플레이를 개관하고 브랜드 경험 기회를 제공한다.

또다른 공식후원사인 브리지스톤도 여러 활동을 펼치면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평창올림픽을 주제로 한 광고는 물론이고, ‘너의 꿈을 좇아라(Chase your dream)이라는 캠페인도 펼쳤다. IOC 공식 차량 일부에 ’블리작‘을 장착하면서 제품 우수성 알리기에도 나섰다.

한국지엠은 패럴림픽 국가대표팀에 올란도를 지원했다. 한국지엠 제공

공식후원사가 아닌 회사들은 올림픽을 직접 언급하거나 올림픽을 연상케 하면 ‘앰부시(매복 마케팅)’로 소송을 당할 수 있지만, 많은 업체들은 이를 우회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아우디는 사실상 앰부시를 저질러버렸다. 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을 연상케하는 굴렁쇠를 주제로한 영상을 제작한 것이다. 심지어는 굴렁쇠 소년 배우 윤태웅 씨를 기용했으며, 아우디가 눈길을 달리는 모습을 담아 공식스폰서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결국 아우디는 굴렁쇠 장면을 삭제했다. 하지만 이미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만큼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우디는 88년 서울올림픽을 상징하는 굴렁쇠와 함께 당시 굴렁쇠 소녀였던 배우 윤태웅을 기용한 CF를 방영했다가 앰부시 논란으로 문제 장면을 삭제했다. 광고 영상 캡처

한 업계 관계자는 "광고가 워낙 인상 깊게 제작됐기 때문에 이미 엄청난 효과를 봤을 것"이라며 "디젤게이트 영향으로 이미지가 추락한 아우디에게는 좋은 기회다"고 평가했다.

특정 선수나 팀을 후원하는 방법은 후원사나 체육계에게 '윈-윈' 전략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는 한국지엠 한마음재단이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에게 올란도를 지원한 사례가 있다. 한국지엠은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서도 평창올림픽에 힘을 실어준 셈이 됐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패럴림픽 국가대표팀도 도움을 얻었다.

쌍용자동차는 휠체어컬링 국가대표에 G4렉스턴을 지원하면서 넓은 적재공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차도 휠체어컬링 국가대표에 G4렉스턴을 지원하면서 손을 보탰다. 휠체어 등 부피가 큰 장비가 많이 필요한 종목 특성상, G4렉스턴의 넓은 적재공간도 함께 소개할 수 있게 됐다.

랜드로버는 자국인 영국대사관 의전 차량으로 올 뉴 디스커버리를 지원하기로 했다. 평창올림픽을 통해 험지를 달리는 4륜구동차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뿐 아니라, 영국 브랜드라는 점을 알리는데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정 종목을 후원하면서 자연스럽게 올림픽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다. 봅슬레이에서 잔뼈가 굵은 BMW가 대표적이다.

BMW 북미법인은 미국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을 후원하고 봅슬레이 썰매도 개발 지원하고 있다. BMW USA

BMW는 세계에서 봅슬레이 썰매 기술이 가장 앞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등 봅슬레이 대표팀을 후원하고 있기도 하다. 앞서 우리나라에서는 BMW그룹코리아가 작년 초 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를 지원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동계올림픽은 빠르고 스릴 넘치는 종목이 많아 자동차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유용한 스포츠 마케팅"이라며 "공식스폰서가 아니더라도 자동차업계는 어떻게서든 올림픽 열풍을 이용하려는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랜드로버는 영국대사관 의전 차량으로 올 뉴 디스커버리를 지원한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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