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관론’ 대표주자, 버핏·다이먼·마윈·게이츠
워즈니악·블랭크페인 ‘옹호론자’…페이스북은 최근 방향 선회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가상화폐의 미래를 두고 금융과 정보기술(IT) ‘거물’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이 올 2분기까지 긴 침체기를 걷고 있는 가운데 수년 안에 가치가 반등할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가 나오는 한편 여전히 ‘가상화폐는 거품’이라는 비관론이 상존하고 있는 모양새다.

가상화폐 비관론의 선두주자는 ‘투자 귀재’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미국 투자은행(IB)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가상화폐 가격이 치솟기 시작한 지난해 말부터 비트코인을 두고 “쥐약”, “사기”, “튤립보다 더한 거품”이라며 혹평을 쏟아냈다.

이들의 회의적 시각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버핏과 다이먼은 “비트코인에 대해 길게 말하고 싶진 않다. 비트코인 투자를 조심하길 바란다”며 부정적 견해를 그대로 내비쳤다.

지난 1월 ‘비트코인은 사기’라는 발언을 후회한다고 밝히며 한 발짝 물러난 다이먼은 “비트코인의 대변인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면서도 “여전히 비트코인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IT업계에서는 중국 최대 IT기업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최근 비트코인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마윈은 홍콩에서 열린 그룹 계열사 행사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유망하게 보고 투자하고 있다”면서도 “이 기술의 첫 결실인 비트코인은 부정적으로 본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거품이 아니지만 비트코인은 거품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 빌 게이츠 역시 “비트코인 투자는 ‘더 큰 바보 이론(the greater fool theory)’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아무것도 생산해낼 수 없는 자산 가치가 오르는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더 큰 바보 이론이란 어떠한 자산의 가치가 충분히 비싼 가격임에도 나보다 더 높은 가격에 구매할 ‘더 큰 바보’가 있을 것을 기대하고 투자에 뛰어드는 행위를 말하는 경제학 이론을 말한다.

가상화폐 전망을 낙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CEO가 대표적이다. 블랭크페인은 지난 20일 “가상화폐를 있을 수 없는 허상이라고 보는 것은 너무 오만한 발상”이라며 가상화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금이나 지폐도 처음에는 불신받았지만 결국에는 통화로 채택됐다”면서 “가상화폐 역시 비슷한 길을 걷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최근 월가 주요 IB 중 최초로 가상화폐 전문 트레이딩 센터를 구축하고 직원 채용을 완료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이사회 승인을 거쳐 매매 개시 시점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대형 IB들이 가상화폐 관련 사업에 뛰어든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IT업계의 가상화폐 옹호론자는 트위터의 잭 도시 CEO, 애플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 등이 있다. 이들은 “비트코인은 단일 글로벌 통화로 통용될 수 있다”면서 가상화폐가 실물화폐를 대체하는 통화가치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태세 전환을 한 경우도 있다. 페이스북은 26일 블로그를 통해 지난 1월 밝힌 모든 형태의 가상화폐 광고 금지 계획을 철회하고 사전 승인된 광고에 한해서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롭 리썬 페이스북 이사는 “지난 몇 개월동안 정책을 검토하고 수정한 결과 일부 가상화폐 광고는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정책 수정의 이유를 밝혔다. 바이너리 옵션과 가상화폐공개(ICO) 등 변동성이 큰 광고는 여전히 금지될 예정이지만 올 초의 강경한 자세에서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옹호론자인 블랭크페인 역시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상화폐 비관론자에 가까웠다. 그는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이 크기 때문에 버블 가능성이 있다”면서 “비트코인과 관련된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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