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서연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다음 달 싱가포르와 홍콩으로 해외 투자설명회(IR)를 나선다. 2014년 11월 취임한 이후 첫 해외 IR이다. 타 금융사의 경우 해외 투자자 유치와 주가 부양을 위해 회장과 행장이 여러 번 비행기에 올랐으나, 윤 회장은 해외 IR 출장길이 처음이라 관심이 쏠린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27일 KB금융에 따르면 윤 회장은 다음 달 2∼6일 KB금융 해외 주요 주주와 기관투자자를 만날 예정이다. 약 5%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 중인 캐피털 그룹을 포함한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대상이다. 디지털화, 해외진출 등 경영 현안과 중장기 경영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이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다.

행장이나 회장이 등판하는 해외 IR은 ‘수장이 직접 나선다’는 상징성이 크다. 이른바 ‘몸값’을 제대로 올리는 기능도 하지만 CEO의 의지를 천명하는 자리인 셈이다. 경영안정화에 대한 자신감,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해외 IR로 표현된다. 이번 윤 회장의 해외 IR는 상반기 영업을 마무리한 시기인만큼 상반기 실적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회장의 해외 IR챙기기가 주요 금융사 가운데 처음은 아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 5월 1분기 ‘깜짝 실적’을 낸 성적표를 들고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IR를 진행했고,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취임 초부터 아시아, 유럽, 미국 등을 방문해 외국인 투자자와 스킨십을 해온 결과 올해 들어 외국인 지분율을 1% 넘게 끌어올렸다.

KB금융 관계자는 윤 회장이 취임 후 첫 IR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윤 회장이) KB금융 회장과 국민은행 행장을 겸직해  시간적·물리적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회장과 행장의 권력 다툼인 이른바 ‘KB사태’ 이후 지난해 9월 약 3년여 만에 분리경영이 되면서 이제는 수장이 해외 투자자들까지 직접 챙길 여력이 생겼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이번 IR를 시작으로 윤 회장의 해외 IR 행보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국내외 활동의 발목을 잡던 채용비리 등도 어느 정도 정리된 상태여서 추후 해외 IR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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