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변산’(4일 개봉)속 김고은의 변신이 놀랍다. 영화 ‘은교’(2012년) tvN ‘도깨비’(2016년) 속 가녀리고 신비로운 분위기는 온데 간 데 없다. 체중을 8kg이나 찌운 김고은은 구수한 사투리를 차지게 소화하고 노래방에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등 친근한 매력을 뽐냈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체중을 감량하고 미모를 되찾은 김고은은 “작품에서 굳이 예뻐 보이려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며 웃었다.

- ‘변산’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이준익 감독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꼭 한 번 함께 해보고 싶었다. 감독님과 작업이 굉장히 기대됐고 박정민 선배와 호흡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 설렜다.”

-박정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선배로 평소 친한 사이인데.

“친한 사이인건 둘째 치고 평소에 참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데뷔 전 박정민 선배가 나온 ‘파수꾼’을 인상 깊게 보고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적이 있다. 이후에도 ‘전설의 주먹’ ‘그것만이 내 세상’ 등 여러 작품들을 챙겨봤다. 결코 쉽지 않은 캐릭터들을 모두 해내는 모습을 존경했다.”

- ‘변산’ 촬영장에서 활력소 역할을 했다던데.

“난 촬영장에서 항상 밝다. (박)정민 선배는 처음부터 끝까지 분량이 워낙 많아서 제작진들을 일일이 신경 쓰기 벅찼을 것이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을 때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는 걸 나 역시 알기 때문에 선배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사투리 연기를 했는데 어렵지 않았나.

“내가 도민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웠다. 결국 누군가의 사투리를 따라해야하는 건데 아무리 내가 열심히 따라 해도 억양까지 똑같을 순 없기 때문이다. 촬영이 아닌 시간에도 계속 사투리를 쓰면서 연습했다.”

-이준익 감독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는데.

“행복했다. 사실 일을 하면서 매 순간 행복하기는 힘든데 감독님과 작업은 늘 즐거웠다. 이준익 감독님 자체가 참 멋진 어른이다. ‘변산’의 수장으로서 얼마든지 예민할 수 있는 일들이 있었을 텐데도 전혀 티를 내지 않았다. 그런 순간이 와도 그저 웃어버리셨다. 누군가 실수를 해도 ‘내 잘못이다’라며 넘어간다. 현장의 큰 어른인 감독님이 그렇게 반응하시니까 모두 즐겁게 촬영했다.”

-영화 속 선미는 짝사랑하는 학수(박정민)에게 속마음을 쉽게 터놓는 못하는데.

“나 역시 그렇다. 좋아하는 상대가 있어도 티를 내지 못하고 안 좋아하는 척 한다. 그래서 상대방은 내 마음을 아예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웃음) 그런 감정을 처음 느낀 고등학교 때는 연애에 대한 개념도 없었다. 2008년부터 다이어리를 쭉 쓰고 있는데 그 당시 느낀 감정들이 적혀있다. 부끄러웠다.”

-선미 역할을 위해 일부러 살을 찌우며 변신을 시도했는데.

“사실 작품에 나오는 모습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공식석상 포토월 행사는 신경을 많이 쓴다. 전날 샐러드만 먹으며 버틴다. 하지만 작품에서 나오는 모습은 캐릭터에 맞게 나오는 게 예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살 찐 내 모습이 화면에 나오는 걸 처음 봤다. 스스로도 모니터를 보며 놀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감독님이 ‘연기가 아름답다’고 하신 뒤부터 신경을 안 썼다. 촬영 기간 동안 먹고 싶은 걸 다 먹었다. 촬영이 끝난 뒤에는 식단 조절을 하며 눈물의 다이어트를 했다.”

-전작들에 비해 유쾌하고 밝은 느낌의 영화다. 편한 작품을 하고 싶었나.

“꼭 편한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다. 그저 유쾌함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내 역할 자체가 유쾌했으면 했다.”

- ‘도깨비’로 인기를 얻은 뒤 작품을 고를 때 책임감을 더 느낄 법한데.

“‘도깨비’야 워낙 김은숙 작가님과 공유 선배가 계셔서 잘 따라가기만 하면 됐던 작품이다. 어찌 보면 굉장히 감사하다. 덕분에 대중의 인지도를 얻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책임감이 더 생기는 것 같다. 내 차기작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가 있을 테니까 책임감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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