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넓은 공간과 기내식 등 서비스 매력…비싼 가격 설득이 관건

[한국스포츠경제=김재웅 기자] 에어필립이 ‘프리미엄’을 무기로 호남 하늘길 확대에 도전한다. 광주·무안공항 기점으로 소형 항공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항공업계가 국내선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계획이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성공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필립은 지난 달 30일부터 광주-김포공항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에어필립은 지난달 취항식을 갖고 김포-광주 노선 공식 운항을 시작했다. '프리미엄 '서비스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지만, 가격 등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광주시 제공

하루 운항 횟수는 2회다. 김포에서는 오전 10시55분과 오후 7시 15분, 광주에서는 오전 7시 50분과 오후 4시 20분에 출발한다. 소요 시간은 약 1시간이다. 이에 따라 호남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항공편은 총 4편으로 늘어나게 됐다. 종전까지는 아시아나항공이 운행하던 하루 2편이 전부였다.

에어필립이 사업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본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호남권 항공 수요가 늘고 있는데 반해, 국내선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계산이다. 실제 광주공항 여객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공항별 수송현황을 보면 4월을 기준으로 2016년에는 13만4975명이었던 것이 2017년에는 16만2544명, 올해에는 18만3419명까지 급격하게 늘었다.

앞으로 에어필립은 광주와 무안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노선을 새로 취항해 국제선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따로 무안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취항 계획도 세우고 있다. 올해 8월 2대를 더 도입할 예정이며, 매년 2대씩 더 들여올 예정이다.

에어필립이 도입한 항공기는 엠브라엘사가 만든 ERJ-145로, 항속거리는 2000㎞ 수준이다. 일본과 중국, 일부 동남아 국가로 날아갈 수 있는 거리다.

여유로운 공간, 기내식 등 '프리미엄' 표방

에어필립의 주요 전략은 ‘프리미엄’이다. ERJ-145는 50명만 태울 수 있는 대신 좌석 공간을 여유롭게 배치했다. 우등 고속버스와 KTX 특실과 같은 1-2 좌석 형식이다.

경쟁 노선인 아시아나 OZ8703편은 에어버스 A320-200항공기로, LCC 주력기인 B737-800과 같은 3-3 배치다. 총 159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좌석간격은 32인치에 불과하다. 이코노미석만 운영한다.

소요 시간이 1시간여에 불과하지만 기내식도 제공된다. 대형항공사(FSC)가 제공하는 기내식 수준으로 알려졌다.

무료 위탁 수하물도 2개까지 허용한다. 무게 제한은 15kg, 가로세로 높이를 합해 150cm를 넘지 않으면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3kg을 넘지 않는 1개의 수하물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에어필립은 50명을 태울 수 있는 엠브라엘사 ERJ-145를 운영한다. 넓은 공간과 프리미엄 서비스로 LCC와 차별화를 꾀했다. 사진=연합뉴스

기내에는 1개, 8kg, 가로35cm, 세로25cm, 높이 15cm의 짐을 가지고 탈 수 있다.

인천공항 접근성도 좋다. 광주-김포 노선 이용자는 김포공항에서 공항열차를 타면 30여분 안에 인천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 광주에서 인천공항까지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셈이다.

코레일이 아직 광주송정역에서 광명역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가는 KTX편을 운영중이지만, 조만간 노선을 폐지할 예정이다. 때문에 KTX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가려면 광명역이나 영등포역 등 다른 역에서 공항철도나 버스를 이용해야만 한다. 3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구간이다.

경쟁 항공사·KTX에 뒤지는 가격 경쟁력이 문제

문제는 가격이다. 에어필립은 항공권 가격을 편도 기준 5만~8만원으로 정했다. 아시아나항공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KTX와 비교하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에서 광주송정역으로 이동하는 KTX는 편도 기준 5만원을 밑도는 가격에 판매된다. 특실도 7만원을 채 넘지 않는다.

일단 에어필립은 15일까지 왕복 항공권을 1만9500원에 판매하는 특가 이벤트를 통해 고객 설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실제 탑승객들은 정가에 타기에는 메리트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국내선을 최소화하는 상황에서, 에어필립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다만 불과 1시간이 걸리는 비행에서 얼마나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어떤 노선을 확대하고 어떤 서비스를 특화하는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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