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MF “무역갈등 여파로 한국 경제 성장률 0.5%p 떨어질 것”
현경硏 “대중 수출 규모 31조5천억 줄어든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340억달러 규모에 25% 고율 관세 부과가 지난 6일(현지시간) 발효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이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한국 경제 성장률이 0.5%포인트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미국과 중국의 본격적인 무역전쟁이 막을 올린 가운데 글로벌 경제의 흔들림이 우리 경제에도 먹구름을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내수가 약하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무역갈등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갈등 여파에 우리 경제 성장률이 0.5%포인트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여파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지금보다 1.0%포인트 내리면서 우리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G2의 고래싸움에 우리나라 경제가 타격을 입는 이유는 수출 의존이 높은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24.8%로 전체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한다.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던 중국 경제가 휘청이면 그 여파가 우리나라로 고스란히 전달되는 셈이다.

실제로 이번 무역분쟁의 타격을 받을 상위 10개국 중 우리나라는 6위를 차지했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픽셋에셋매니지먼트에 따르면 한국은 전자제품, 자동차, 철강, 선박 등 무역분쟁에 영향을 받는 품목을 주로 수출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룩셈부르크, 대만, 슬로바키아, 헝가리, 체코 등에 이어 6위에 올랐다.

국내 연구기관의 전망도 일제히 어두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이 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 수입이 10% 줄어들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282억6000만달러(약 31조52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 역시 “G2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미국과 중국이 5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 관세를 상호 부과하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2억7000만달러(약 3001억원), 대미 수출은 6000만달러(약 667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대미 수출액에서 각각 0.19%, 0.09%에 그친다. 예상 외로 타격이 크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오래 가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중 협상에 실패한다면 지속적인 물밑 협상을 통해 9월 전후까지는 무역분쟁에 대한 불안감이 추가적으로 확산되지는 않는 편에 무게가 실린다”면서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은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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