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통상 압박에 따른 사업구조 개편·정경유착 의혹 해소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포스코 제9대 회장으로 취임한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이 내부적으로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사업구조 개편, 외부적으로는 외압설, 정경유착 등 포스코 회장에 대한 갖가지 의혹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 /사진=이성노 기자 

최 회장은 27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4월 권오준 전 회장이 '외압설'이란 의혹 속에 임기를 남겨두고 갑작스럽게 사임을 발표한 이후 3개월 동안 진행된 CEO 승계카운슬, 임시 주주총회, 그리고 이사회를 통해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회장으로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포스코의 CEO승계카운슬이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해 '내부 짬짜미', '밀실인사'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고, 최근에는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까지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확대되면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 신임 회장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 EU 세이프가드 영향 제한적…신사업 발굴 집중

포스코의 당면 과제는 최근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통상문제다. 

미국, EU 등이 최근 들어 한국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노골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국내 철강 업체는 한국산 철강재의 수입을 최근 3년 평균 수입물량의 70%로 제한했고, EU 역시 최근 3년간 평균 수입물량의 100% 이후 수입 물량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세이프가드 잠정조치를 내렸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사실 지난해 대미 수출이 2016년 대비 86% 감소했다"며 "EU 세이프가드는 당장 우리 판매량에 큰 영향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강 경쟁력을 높이고 비철강 사업도 함께 추진해야 하는 상황인 가운데 최 회장은 월드 프리미엄 전략과 현지 생산 비중 확대 그리고 신성장 사업으로는 에너지소재 분야에 집중하겠는 의지를 보였다.  

최 회장은 통상압박을 해결하기 위해 경쟁 철강사가 생산하기 어려운 월드 프리미엄 전략으로 현지 수요를 확보, 현지 통상전문 인력 활용, 현지 철강사와 제휴·협력을 통해 단계적으로 현지 생산 공급을 늘릴 예정이다. 

최 회장은 "철강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급화하고 차별화 전략을 통해 더욱 강건히 해나갈 것"이라며 "더불어 신성장사업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장 사업으로는 배터리 에너지저장소재 집중할 계획이다.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는 포스코켐텍과 양극재를 만들고 있는 포스코EMS를 통합해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최 회장은 당분간 양극재와 음극재 그리고 전 단계인 원료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2020년 에너지저장소재 전세계 시장 20%, 연매출 15조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00년 민영화 이후 '정권교체=수장교체'라는 흑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끊임없이 제기된 의혹, 이번엔 '정권교체=수장교체' 흑역사 지워야

포스코는 지난 2000년 민영화 이후 '정권교체=수장교체'라는 흑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3년 유상부 회장을 시작으로 이구택 회장, 정준양 회장 그리고 권 전 회장까지 정권이 교체되면 어김없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포스코 회장 자리가 끊임없이 정치적 외압설에 시달리는 이유이다. 

포스코는 끊임없이 제기된 '외압설'에서 벗어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CEO 후보의 요구 역량을 '포스코그룹의 100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규정한 뒤 내부, 외부를 가리지 않고 외국인까지 후보군을 다양화하며 차기 회장 선임에 총력을 다했다. 8차례 승계카운슬을 통해 차기 회장 후보 5명을 확정한 뒤 자격심사와 면접을 통하여 최종 2인을 선정했고, 2차 심층면접을 거쳐 최 회장을 낙점했다.  

최 회장은 CEO승계카운슬로부터 재무관리, 감사분야 등에서 잔뼈가 굵으며 이후 정도경영실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 철강 이외의 분야에서 많은 경력을 쌓은 점,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을 역임하면서 그룹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한 것에 후한 평가를 받았다.  

업계 안팎에선 최 회장이 사상 처음으로 비엔지니어 출신 회장이며 1998년 이후 20년 만에 비서울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많았다. '누구누구 라인'으로 분류됐던 인사들을 제치고 최 회장이 차기 단독 후보로 선정되면서 '내부 짬짜미', '밀실인사' 의혹도 사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 회장을 두고 '포스코 적폐 핵심 인물', '최순실 인맥'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의혹은 최 회장이 '정권교체=수장교체'라는 포스코 흑역사와 함께 반드시 해소해야 할 과제이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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