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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솔이 기자] “그 때 삼성전자 주식을 샀더라면”

3년 전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천재 바둑소년 최택이 대회에서 받은 5000만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웃들은 최택의 아버지에게 은마아파트나 일산 땅을 사든지 은행에 맡기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최택이 가장 부자가 되려면 다름 아닌 삼성전자 주식을 사야 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오늘날 ‘대장주’ 자리를 지키는 삼성전자는 1988년 시가총액 10위권인 대형주에 불과했다. 그해 삼성전자의 평균 주가는 3만2600원이었고 삼성전자공업주이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한 11월 1일 종가 역시 3만3800원이었다. 지난 31일 삼성전자 종가(4만2400원)를 액면분할 전으로 환산하면 212만원으로 당시 주가의 62.7배에 달한다.

1999년 7월 한국전력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삼성전자는 한때 ‘대장주’를 놓고 SK텔레콤, 한국통신(현 KT), 포항제철(현 포스코) 등과 경쟁을 벌였으나 현재까지 19년째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88년 1조원 대였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998년 1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 31일 기준 272조1800억원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이처럼 ‘고공행진’을 해온 건 무엇보다 반도체 사업부의 성장 덕분이다. 삼성반도체통신을 인수한 이듬해인 1989년 글로벌 D램(DRAM) 시장에서 점유율 4위에 불과했던 삼성전자는 1992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D램 10개 중 4.5개가 삼성전자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성장세 힘입어 삼성전자의 실적과 가치 역시 꾸준히 올라갔다. 올해에도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1988년 삼성전자의 연 매출은 3조282억원, 영업이익 1740억원이었지만 30년이 흐른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0조원, 6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6.1배, 373.6배나 증가했다.

반도체 담당 증권사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모든 요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반도체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 건 맞다”며 “가전, TV, 반도체, 모바일을 거쳐 최근 들어 다시 반도체가 중요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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