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리인상으로 인한 카드사 조달비용 상승
건전성 및 수익성 악화 우려
한은은 지난 30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본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30일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 포인트 인상하면서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1년 만에 오른 기준금리에 자금조달비용 인상을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얼마 전 카드수수료 인하 개편 방안 발표 후라 비용 부담이 더 커진 상태다.

여신금융연구소의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여신전문업 영향 점검`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게 되면 카드·캐피털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연간 최대 83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카드·캐피털사의 조달금리가 시장금리 인상에 따라 25~50bp(1bp=0.01%) 오를 때를 가정한 전망치다.

카드사의 경우 운용자금을 회사채에 의존하기 때문에 회사채 금리 인상이 곧바로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그동안 저금리 기조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운용해왔던 카드사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조달비용 절감효과 상쇄 분을 비용부담으로 떠안게 된 것이다.

또 기준금리 상승은 개인 신용대출자의 이자부담을 증가시켜 카드사 대손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지난해 말 기준 카드대출은 약 88조원이었고 올해도 평균 2.6% 이상 대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연체율도 소폭 상승하는 추세다. 카드사는 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추가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제2금융권 건전성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과 여신전문회사는 금리상승 시 한계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로 건전성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에 금리 상승에 대비하여 고위험 대출에 대한 건전성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시점으로 판단했다.

또한, 법정 최고금리 인하(27.9% → 24%)로 제2금융권의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신기능이 없는 여신전문회사의 경우 자금조달을 채권발행, 차입 등에 의존하고 있어 조달비용 상승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평가사 역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카드사 단기 수익성 저하를 예측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7일 관련 보고서에서 “금리상승 추세와 경기침체에 따른 연체율 상승추세 등 기타 외부환경도 과거에 비해 비우호적”이라며 “카드사의 단기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미 카드사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7개 전업계 카드사의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28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7147억원보다 4322억원(25.2%) 감소했다.

내년 업황도 그리 밝지 않다. 금융위원회는 적격비용 산정결과 확인된 카드수수료 인하여력 1조4000억원 중 8000억원 이내에서 카드수수료율을 인하할 방침이다. 카드 우대수수료 적용 구간을 연매출 5억원에서 30억원으로 확대하고 카드사의 과도한 마케팅비용 축소를 유도하도록 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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