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7일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0명 선이 무너지며 최저치를 기록했다.  출생아 수 30만명 선은 유지했지만 인구절벽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6명에서 0.97명으로 잠정 집계되고, 출생아 수는 32만5000명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작년 합계출산율이 1.0명 미만으로 추락할 것이란 사실은 이미 통계청이 예고한 바 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자녀의 수를 말한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인구유지에 필요한 2.1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평균 1.68명을 크게 밑돌며 꼴찌를 차지했다.

합계출산율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2017년에 사상 최저인 1.05명으로 떨어진 데 이어 급기야 2018년에는 1.0명 미만으로 곤두박질쳤다. 합계출산율은 1971년 4.54명을 정점으로 1987년 1.53명까지 떨어졌다. 1990년대 초반에는 1.7명 수준으로 잠시 늘었지만 이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우리나라는 15∼64세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국면에 들어섰다. 15∼64세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73.4%를 정점으로 2017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인구절벽 현상이 발생하면 생산과 소비가 줄어드는 등 경제활동이 위축돼 경제위기가 생길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출산율이 끝없이 추락하자 인구절벽으로 경제활력이 떨어져 국가 존립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보고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13년간 5년 단위로 3차례에 걸쳐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내놓으면서 여러 출산장려책을 쏟아냈다.

3차 기본계획(2016∼2020년)에서는 '저출산 극복의 골든타임'을 강조하며 2020년까지 '합계출산율 1.5명'을 달성하겠다면서 저출산 극복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정부의 출산정책은 출산율 제고 노력은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유아시설이 부족한 데다, 청년세대가 안정된 일자리와 주거환경을 보장이 뒷받침 돼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기로 했다. 그간 출산율 올리기에 급급하던 데서 탈피해서 모든 세대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 성 평등을 확립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정부는 무엇보다 출산율 목표(2020년 1.5명)가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이런 목표에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긴 호흡으로 저출산 대책을 추진하면서 출생아 수가 30만명 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출생아 수 30만명대는 인구학자들 사이에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진다. 출생아 수는 1970년대만 해도 한해 100만 명대에 달했다. 그러나 2002년에 49만 명으로 절반으로 줄면서 40만 명대로 떨어졌다. 이후 2015년 반짝 증가했다가 빠른 속도로 곤두박질해 2017년 출생아 수는 35만7천700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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