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만 TSMC, 웨이퍼 10만장 규모 불량 발생
TSMC 악재에 삼성전자 반사이익 가능성
이재용 부회장 "파운드리,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가 대규모 불량 사태에 휩싸였다. 올해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건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게 될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그래픽=허지은 기자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메모리 반도체의 ‘절대 강자’ 삼성전자가 올해 비메모리 반도체 강화에 주력하기로 한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경쟁사인 대만 TSMC가 대규모 불량 사태에 휘말렸다. 올해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내건 삼성전자가 경쟁사 악재에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세계 파운드리 1위 TSMC, 웨이퍼 10만장 불량 발생

최근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 등 외신에 따르면 TSMC는 “규격을 벗어난 화학물질이 납품돼 제조 공정에 쓰여 반도체 수율(완제품 비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사고는 TSMC 매출의 20% 이상을 내고 있는 16/20 나노미터(nm) 공정을 진행하는 14B 팹에서 발생했다.

사고 원인으로는 웨이퍼 공정에 사용되는 감광액이 지목되고 있다. 감광액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미세한 회로를 그릴 때 사용되는 액체로 노광 공정에 사용된다. 불량품 규모는 300mm 웨이퍼(원판) 10만장으로 장당 평균 1382달러에 판매되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액만 수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기준 대만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업계 과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1위 기업이다./그래픽=이석인 기자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1위 기업으로 2017년 기준 51.6%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TSMC의 불량품 이슈에 당장 제품을 공급받아야 하는 고객사는 발을 구르고 있다. TSMC의 주요 고객사로는 애플, 화웨이, 엔비디아, AMD, 퀄컴, 미디어텍 등이 있다.

TSMC는 지난해 8월에도 악성코드 감염으로 곤욕을 치렀다. 생산설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악성코드에 노출돼 생산 라인 전체가 멈춘 TSMC는 당시 8000만 달러(약 888억원)가 넘는 손해를 입었다. 

◆ 삼성전자, 올해 파운드리 고객사 40% 늘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내걸고 있다. 30일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위기는 항상 있지만 이유를 밖에서 찾기보다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반드시 헤쳐 나가겠다”며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과 함께 프레젠테이션(PT)을 맡은 삼성 직원은 "2030년까지 '비메모리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3%다. TSMC와 미국 글로벌 파운드리(9.7%), 대만 UMC(7.8%)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이다. 그러나 올해는 파운드리 고객사를 전년 대비 40% 늘려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제조라인 전경/사진=삼성전자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31일 진행한 2018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EUV(극자외선)을 적용한 7나노 제품을 양산하고 거래선 다변화를 통해 고객 수를 전년 대비 40% 이상 확대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마련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10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EUV 도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퀄컴에 이어 IBM을 고객사로 맞이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는 모바일 중심의 사업구조를 고성능컴퓨팅(HPC), 자동차 전장, 네트워크,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순학 한화증권 연구원은 “전세계에서 EUV 파운드리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은 TSMC와 삼성전자 2곳으로 압축될 것”이라며 “EUV를 활용하는 7나노부터는 하이엔드 칩셋을 요구하는 고객사들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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