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추석 이어 설에 노동자 관련 사건 사고 연달아 일어나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를 둘러싸고 산업재해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포스코에 대한 진상조사 촉구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경영 비전인 'With POSCO(위드 포스코·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구현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포스코에서 노동자 관련 사건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최정우 회장의 경영 비전인 '위드 포스코'에 오점을 남기고 있다. /사진=포스코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을 비롯해 포스코바로잡기운동본부, 민주노총전국금속노동조합 등은 지난 설 전에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사건을 조작하고 은폐한 의혹을 받고 있는 포스코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추 의원은 산재 은폐 조작 징후들을 정리하면서 "사건의 은폐, 축소 혐의에 대한 진상조사와 함께 포스코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전반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연이어 터진 '노동자' 사건 사고

설을 앞둔 지난 2일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포스코의 산재 은폐 의혹이 불거졌다. 

포항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포항제철소 안 35m 높이의 하역기에서 근무하던 A씨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당시 포스코는 내부 조사를 통해 외상이 없는 점을 이유로 심장마비 가능성에 주목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장기가 파열돼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 산재 은폐 논란이 일었다.  

민주노총은 국회에서 추 의원 등과 함께 '포스코 산재 은폐 진상 촉구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족 공식 사과, 의혹 관련자 엄중 문책 그리고 국회에 재조사를 통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 분향소를 설치하는 동시에 "사측은 원인 규명과 근원적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협조하고, 최정우 회장은 유족에게 진실한 마음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노조 와해 의혹에 시달렸다. 

추석을 하루 앞둔 9월 23일. 새롭게 출범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포스코지회 조합원이 노무 협력실 임시 사무실에 들어가 노조 대응 문건을 확보했다.  

당시 노조 측은 사측이 노무협력실을 통해 금속노조를 강성노조로 포장해 노조 와해 공작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고, 사측은 노조 조합원이 무단으로 사무실을 침입해 외력으로 직원들을 제압한 뒤 문서를 탈취했다고 지적했다. 

포스코는 무단침입, 문서탈취, 폭행 등으로 노조원을 경찰에 신고했고, 해당 조합원 5명에게 해고(3명), 정직(2명) 등 중징계를 내렸다. 반면, 노조 측은 노조를 와해하려는 다수의 정황 증거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최 회장 등 27명을 부당노동행위로 검찰에 고소했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최근 발생한 산재 은폐 의혹과 관련해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사진=금속노조 포스코지회

◆ 최정우 회장의 '위드 포스코'…신뢰의 기업문화는 '난제'

지난해 7월 제9대 포스코 수장 자리에 앉은 최 회장은 '위드 포스코'를 새로운 경영 비전으로 제시했다. 

'위드 포스코'는 임직원은 물론 주주·고객사·협력사와 지역주민 등 기업생태계 전반에 걸쳐 '모두 함께 참여'하면서 임직원간, 그룹사간, 협력사간 근무 환경이나 처우에 '차별이 없는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문화'를 만들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경영활동을 통해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 가자"는 것으로 집약됐다. 

최 회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고객, 공급사, 협력사 등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비즈니스 위드 포스코(Business With POSCO)',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소사이어티 위드 포스코(Society With POSCO)', '신뢰와 창의의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피플 위드 포스코(People With POSCO)' 등 세 가지 개혁방향을 설정했다. 

이후 포스코는 협력사는 물론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투자를 진행하며 '위드 포스코' 구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 회장의 개혁 방안은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 64조9778억원, 영업이익 5조5426억원, 순이익 1조8921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이후 7년 만에 영업이익 5조원대로 복귀했고, 6분기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포스코 측은 노동자 사망 사고의 유가족에게 애도를 보이는 동시에 "사실을 왜곡할 이유와 여지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는 등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관계기관의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분명하고, 투명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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