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8일 갑작스럽게 타계한 지 한달이 된 지금, 한진그룹 안팎에서는  ‘3세 경영’ 걸음마를 갓 시작한  조원태 신임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선친인 고(故) 조양호 전 회장 장례를 마친지 1주일 만에 회장직에 오르며 경영권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조 회장의 어깨가 어느때보다 무거울수 밖에 없다. 단적으로 오너 경영진의 한명으로, 회장 타이틀을 단 그가 그룹 지배권을 온전하게 지켜낼 수 있을지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2대주주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조 회장은 더불어 당장은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총회 의장직을 무난하게 수행하면서 국제 항공계에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한진칼은 지난달 24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한진칼 사내이사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취임식없이 회장업무를 수행중인 조 회장은 ‘조원태 체제’ 굳히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대한항공 매출액 13조2300억원,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이라는 목표를 재차 강조하면서 표면적으로는 경영 지휘권을 쥐고 있는 모양새다. 일부 경영개선 등을 위한 조치도 취했다.

대한항공은 좌석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다음 달부터 국제선 27개 노선에서 일등석(퍼스트클래스)을 없앤다. 전체 국제선 노선의 70%에서 퍼스트클래스 좌석이 사라지게 된다. 일등석 수요가 적은 장거리노선과 중·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좌석 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다. 더불어 다음 달부터 2012년 7월 이후 7년 만에 국내선 운임을 평균 7% 인상한다. 대한항공은 영업환경 악화로 불가피하게 국내선 운임을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조원태 체제’의 조직문화 향상을 위해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노 타이(No tie)’ 근무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과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해 2008년부터 하계기간에 노타이 근무를 시행했으나 이달부터 연중 노타이 근무로 확대했다. 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자랑스러운 일터, 유연한 조직 문화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며 조직문화를 강조한 바 있다. 근무복장 개선과 더불어 조직문화 개혁을 통해 조 회장의 ‘혁신 경영’이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 지난달 30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나 항공 안전 강화 차원의 면담을 진행하는 등 안전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조 회장은 그룹 경영권 확보 등 풀어야할 과제가 남아 있다. 한진칼 지분은 한진가가 28.8%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인 상황이지만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KCGI가 지분율을 늘려가며 경영권 견제를 지속하고 있다. 상속세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 경제개혁연대가 지난달 17일까지 평균주가를 반영해 단순 계산한 한진칼 지분의 상속가액은 약 1600억원으로 평가됐다.

다음 달 조 신임회장은 본격적인 데뷔 무대를 갖는다. 오는 6월 1~3일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항공업계의 UN’으로 불릴 정도로 전 세계 항공사 최고경영진과 관련 업계 종사자 10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다. 조 회장은 IATA 연차 총회 의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 글로벌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 시켜야 한다. 

조 회장의 경험부족을 전문 경영인이 보좌할 것이라는게 재계 중론이지만 일각에서는 전문 경영인 때문에 조 회장이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총 자산가치 20조~30조원 대로 평가받는 한진그룹을 신임 조원태 회장이 어떻게 '안전 비행'할 지 주목된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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