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게임중독’ 질병 인정...국내 게임업계 '초비상'
WHO, ‘게임중독’ 질병 인정...국내 게임업계 '초비상'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9.05.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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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게임중독=질병' 개정안 만장일치 통과
2022년부터 1월부터 효력 발휘...국내 도입 여부는 2025년 가려질 듯
게임업계 “시장 위축 우려...국내 도입 반대” 규탄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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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Gaming Disorder)’을 ‘질병’으로 공식 분류했다. 오는 2022년 1월부터 194개 WHO 회원국에 새 개정안이 적용되는 가운데 게임업계는 시장 위축을 우려하며 국내 도입을 적극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WHO는 25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총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11)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오는 28일 폐막하는 총회 전체 회의 보고를 거쳐 오는 2022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게임 중독에는 ‘6C51’의 코드번호가 부여됐다. WHO는 게임중독을 정신적, 행동적, 신경발달장애 영역의 하위 항목으로 포함시켰다. 194개 WHO 회원국은 개정안 발표 이후 코드가 부여된 질병에 대해 보건 통계를 발표하고 질병 예방과 치료를 위한 예산을 편성할 수 있게 된다.

WHO는 게임중독을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해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게임을 지속하거나 확대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게임 지속 시기는 ‘12개월 이상’으로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수준이 아닌 일상보다 게임을 우선하는 부정적인 행위가 12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질병에 해당된다고 봤다. 단 행위의 심각성에 따라 12개월 미만에도 게임중독 판정이 내려질 수 있다.

우리 정부는 국가별 발언에서 "ICD-11 개정 노력이 과도한 게임 사용의 부작용을 예방, 치료하는 정책 근거 마련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며 "의학적 개입이 필요한 게임사용장애 기준을 신중히 설정해 개정안이 실효성 있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게임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WHO가 게임 중독에 대해 세부 규정을 뒀지만 자칫 게임 자체가 질병이라는 인식이 퍼져 산업 전체가 위축될 수 있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WHO의 개정안이 통과되면 2023년부터 3년간 국내 게임 산업의 경제적 손실이 최대 11조원에 이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WHO 개정안의 국내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질병 분류인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는 5년 주기로 개정되는데, 오는 2020년과 2025년 개정을 앞두고 있다. WHO 개정안이 통과되는 2022년 이후인 2025년 개정안에 게임 중독의 질병 분류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국게임학회는 WHO 개정안의 국내 도입을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학회는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를 출범하고 “WHO의 게임장애 지정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 생각되며 이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문화적 권리인 게임을 향유하면서 죄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게임 개발자들과 콘텐츠 창작자들도 표현에 엄청난 제약을 받게 됐다”며 “이는 게임을 넘어 한국 콘텐츠산업의 일대위기”라고 밝혔다. 학회는 오는 29일 오전 11시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대위 출범을 알리고 WHO 개정안 도입 반대운동 실행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