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조원태·조현아·조현민 삼남매 공동경영 '초읽기'
한진, 조원태·조현아·조현민 삼남매 공동경영 '초읽기'
  • 조윤성 기자
  • 승인 2019.06.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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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부사장, 관세법서 집행유예 받아 조기복귀 가능성
형제간 합의와 고 조양호 회장 유언따라 상속세 문제도 조기매듭
KCGI는 조현민 이어 조현아 복귀시 반대 목소리 높일 듯
사진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진=한진그룹 제공)
사진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진=한진그룹 제공)

[한스경제=조윤성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3일 명품밀수 관련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확정해 앞서 경영일선으로 복귀한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동반경영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은 앞서 조 전무와 마찬가지로 대한항공이 아닌 지주사격인 한진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인천지방법원은 이날 국적기인 대한항공을 통해 해외에서 구입한 명품 등을 밀수입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480만원을 선고하고 6300여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유죄판결이긴 하지만 집행유예로 구속을 면했기 때문에 외부활동에 제약이 없는 상태다. 경영복귀에도 걸림돌이 없는 상태여서 조 전 부사장의 경영참여는 시간문제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앞서 올해 3월 국민연금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주총회에 회사·자회사와 관련해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이사는 이사직을 즉시 상실한다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주총에서 국민연금의 제안이 부결돼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에는 임원 자격으로 위법 행위를 문제 삼는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전과 등이 있어도 현재 구속 상태만 아니면 임원 선임에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이에 최근 한진칼 신사업 담당임원으로 복귀한 조현민 전무처럼 조현아 부사장도 직책을 그대로 유지한 채 조만간 출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 조양호 회장이 유언을 통해 ‘가족들끼리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고 한 만큼 조 전무의 복귀에 조 전 부사장은 시점만 남은 셈이다.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 지분 2.31%를 보유 중이다. 법정상속분대로 유산 분할이 이뤄진다면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 지분 3.96%를 상속 받게 된다.

일각에서는 아직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에 대한 선고가 내려지지 않은 상태지만, 검찰이 벌금형을 구형해 재판 결과가 그의 경영복귀에 큰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양호 회장의 주식 지분에 대한 상속세 마련을 위해서는 조원태 회장을 비롯해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무 등이 의견을 합쳐야 하는 관계로 모종의 합의를 이뤄 한진칼로 조 부사장이 입성하는 시나리오의 예측이 가능하다.

국민정서와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반발로 조기입성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조 전 부사장의 복귀를 막을 뾰족한 방안은 없다.

앞서 KCGI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진칼 전무로 복귀한 것에 대해 “책임경영의 원칙에 반한다”며 “한진의 기업가치를 훼손해 주주와 임직원 등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다” 밝힌 만큼 조 전 부사장의 복귀에도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12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경영일선에서 떠난 바 있다.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항공기에서 승무원의 마카다미아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항공기를 되돌리고 박창진 사무장을 항공기에서 내리게 한 사실이 알려지며 '갑질' 논란을 촉발했고, 재판에 넘겨졌다.

조 전 부사장은 이듬해 2월 재판에서 항공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그러나 이어 석 달 뒤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고 풀려났다.

재계 관계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호텔사업부 보다는 한진칼로 복귀해 호텔사업을 관장하는 모양새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며 “관세법에서 집행유예를 받았고 불법 도우미 사건에서도 벌금형 이상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여 조 전 회장의 유언에 의한 조기 경영참여는 시간문제만 남게 됐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