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은행들, 디지털금융 경쟁력 강화 위한 각자의 해법 내놔
국내 은행들이 디지털금융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디지털만이 살 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은행이 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과 토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업체의 무서운 성장 속에서 금융업은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이에 은행들도 생존을 위한 디지털금융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IT기술 도입을 비롯해 관련 기술 연구개발(R&D)을 위한 인력 충원 및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다양한 IT기업, 스타트업과의 협업에도 나서고 있다.

◆ KB국민은행, 디지털 핵심기술 'ABCDE' 추진

KB국민은행은 KB의 핵심기술을 ‘ABCDE’로 정하고 지난해부터 전사적으로 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ABCDE’는 인공지능(AI), 블록체인(Blockchain), 클라우드(Cloud), 데이터(Data), 생태계(Ecosystem)의 머리글자로, KB국민은행은 기술력 확보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IT그룹을 중심으로 기술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또한 IT기술과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The K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개발환경과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미래형 전산시스템을 도입해 각종 마케팅 프로세스와 고객대면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데이터 허브 구축 및 해외사업 플랫폼도 선보일 계획이다.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통합IT센터도 신설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9일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KB 통합IT센터' 준공식을 가졌다. 새롭게 구축된 KB 통합IT센터는 메인센터 역할을 담당하고, 기존센터는 백업센터로 운영하여 고객의 금융 데이터를 더욱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계열회사별로 분산 관리해 오던 IT 인프라와 기술을 한 곳으로 집중화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 강화가 예상된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인공지능과 5G로 대표되는 초연결 시대에 ‘변화와 혁신’은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며 “고객 중심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트렌드 리더(Reader)’가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우리은행, WON뱅킹+위비뱅크 '투 톱' 체제 운영

올해 창립 12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금융그룹은 디지털 금융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 3월 간편 뱅킹인 위비뱅크를 새롭게 오픈했다.

또한 이달 중 모바일뱅킹 ‘원터치’를 “우리은행(W)이 모바일 금융시장의 새시대를 연다(ON)”는 뜻의 ‘WON’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WON’ 뱅킹은 간편뱅킹 ‘위비뱅크’와 함께 ‘BIB’(은행 안 은행)의 핵심채널로 활용될 예정이다. 우리금융그룹은 ‘WON’을 대표 브랜드(BI)로 해 그룹사 전체의 모바일 브랜드를 하나(ONE)로 통합 관리한다.

지난 1일엔 디지털 부문의 경쟁력 제고 및 영업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우리은행은 디지털금융그룹을 BIB 형태의 별도 조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사업추진의 독립성과 예산운영의 자율성을 부여, 디지털 금융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금융그룹은 예산 및 인력 운영, 상품개발 등에 독립적인 권한을 갖고, 핀테크 기업과 오픈API 기반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디지털금융 생태계를 조성해 갈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주출범 이후 이뤄진 우리은행의 첫 대규모 조직개편으로 변화하는 금융환경과 소비자의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며 “특히 디지털그룹의 BIB화로 우리은행의 디지털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이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 다양한 IT기술을 도입하고 있다./사진=각 사

◆ NH농협은행, 디지털 전용특구 'NH디지털혁신캠퍼스' 육성

NH농협은행은 지난 4월 디지털 금융기업으로의 성공적 전환을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포식을 갖고 디지털 리딩 뱅크로 도약하기 위한 경영비전을 선포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혁신을 통한 초격차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을 경영비전으로 제시했다. 추진전략으로 디지털 뱅크 혁신, 디지털 신사업 도전, 디지털 운영 효율화, 디지털 기업문화 구현 등의 4대 전략과 중점 추진과제를 수립했다.

또한 NH농협은행은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설립하고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및 협업에 나섰다. NH디지털혁신캠퍼스는 농협은행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출범한 특화형 디지털 전용특구다.

특히 이대훈 행장은 캠퍼스 내에 별도 집무실을 마련해 매주 1회 출근하며 입주 핀테크 기업 및 농협은행 임직원들과 수평적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대훈 행장은 “앞으로는 디지털 금융의 경쟁력이 은행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며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수시로 직원들, 핀테크 기업들과 소통하며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겠”고 말했다.

◆ 신한은행, 국내 최초 블록체인 자격검증 도입

신한은행은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대출 업무에 필요한 증명서류 검증 과정을 대체할 수 있는 블록체인 자격 검증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기관 등에서 증명 서류를 발급받아 은행에 직접 제출하고 서류의 진위 여부를 수작업으로 검증해야 했던 불편을 블록체인 기술로 개선했다.

소속 기관과 은행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일종의 암호화된 OTP 정보를 등록/조회함으로써 고객이 소속 기관의 자격 인증과 기타 증명 사실을 모바일이나 PC를 통해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향후 다양한 비대면 상품에 이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스템 도입이 비대면 상품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양한 비대면 상품 출시로 고객의 편의성 증대와 접근성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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