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연 5% 금리 상품 앞다퉈 출시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이 5% 고금리 특판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올 하반기 기준금리가 1%까지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시중 부동자금을 잡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조금이라도 금리를 더 주는 곳에 자금을 맡기려는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함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연 5% 금리의 정기예금 특판 상품은 판매 시작 1초만에 완판됐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의 강점을 살려 저비용, 고수익 상품을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이에 모바일과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카카오뱅크의 인기몰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2일 오전 11시부터 100억원 한도의 연 5% 정기예금 특판 상품의 판매를 시작했다. 이 상품은 카카오뱅크가 1000만 고객 달성을 기념해 만든 1년 만기의 예금으로 최소 가입금액은 100만원이며 최대 1000만원까지 가입이 가능했다.

상품 판매와 동시에 한도가 다 찰 정도로 고객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한 카카오뱅크는 추가적으로 특판 상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같은 인기는 꼭 카카오뱅크여서 가능했던 것은 아니란 분석이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다시 강화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출시된 고금리 상품인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지난 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로 인하한데 이어 이르면 이달 말, 혹은 올 하반기 중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실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올해 말께엔 기준금리가 1.00%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앞다퉈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했다. 현재 KB국민은행과 신한, 우리, KEB하나은행 등 시중 4대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1.50% 수준이다.

시중은행 금리가 고객들의 눈높이보다 한참 낮은 상황 속에서 대형 증권사들도 부동자금 흡수에 나섰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인 KB증권이다. KB증권은 올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획득한 이후 연달아 연 5%대의 발행어음 특판상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 6월 연 5% 수익률을 제공하는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한 첫날 하루 만에 5000억원을 완판시킨 KB증권은 이달 들어 다시 300억원 한도의 월 적립식 발행어음 상품을 선보였다. 이 상품 역시 연 5% 금리를 제공하며, 월 납입금액은 10만원에서 50만원(연간 최대 600만원) 범위 내에서 1년간 납입할 수 있다.

앞서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역시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발행어음 특판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특판 상품의 경우 일반 발행어음의 금리(2~3%)보다 크게 높아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발행어음의 경우 시중 은행의 적금이나 예금과는 달리 예금자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위험상품임에도 불구, 연 5%라는 고금리로 시중 자금을 끌어모으는 상황이다. 물론 자기자본 4조원 규모 이상의 대형 증권사에게만 발행이 허용된 만큼 사실상 투자자들이 원금손해를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발행어음을 내놓은 증권사가 파산하지 않는 이상 투자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와 대형 증권사의 고금리 상품에 자금이 몰리는 것을 확인한 시중 은행들은 다양한 우군과 손을 잡고 고객 유치에 나섰다.

DGB대구은행은 국내 최대 모바일통신사인 SK텔레콤, 핀테크기업 핀크와 손잡고 ‘T하이파이브 적금’을 내놨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 연 2%에 대구은행 고객 우대금리 2%를 제공한다. 여기에 더해 SK텔레콤의 5만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에게 1% 캐쉬백을 제공한다. 사실상 연 5%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것과 같다. 고객들은 5% 금리에 반응했다. 이 적금 상품은 지난달 가입자 5만명을 돌파했다.

Sh수협은행이 BC카드 페이북과 손잡고 내놓은 5%대 고금리 상품인 'Sh페이북적금'은 벌써 4차 판매에 돌입했다. 이 상품은 스마트폰뱅킹 전용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달 1일 출시 후 3차 판매분까지 조기 완판을 기록했다. Sh페이북적금은 고금리, 단기 상품을 선호하는 최근 고객들의 성향에 맞춰 가입기간을 6개월로 짧게 설계했으며 월 납입한도도 20만원 이하 소액으로 낮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대의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고금리 특판 상품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면서 "모바일과 비대면 상품이 활성화되면서 고객들은 고수익 상품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쉽게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금이라도 빨리 고금리 상품에 가입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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