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7일 취임 후 첫 기업방문에 나섰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소재·부품·장비 전용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취임 후 첫 기업 현장 방문에 나선 17일 경기 안성시 고삼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인 아이원스에서 정책 금융기관, 기업인 등과 현장 간담회를 갖고 "소재·부품·장비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전용 펀드(가칭 소재·부품·장비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소·부·장 펀드는 정부와 정책 금융기관, 민간 기업이 공동 출자하는 민·관 합동 펀드로 조성될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펀드 출연금 2000억원을 반영한 상태다.

은 위원장은 "정책금융과 시중은행의 적극적인 지원 노력을 통해 기업의 경영 안정과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것이 시급한 숙제"라며 "특히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은 우리 경제와 산업의 기초 체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기반"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와 산업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안정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려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자립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각계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생산량은 2001년 240조원 규모에서 2017년 786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자체 조달률은 2018년 현재 반도체가 27%, 디스플레이가 45% 수준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더욱이 지난달 이뤄진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때문에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수급 불안 등 경영 애로도 더 커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발표한 수출 규제 피해기업 금융지원 방안을 통해 우선 지난달 5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은 피해 기업 등에 총 539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체 관계자들은 기술 개발과 사업화 단계에서 겪은 자금난을 언급하며 금융 부문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수출 규제 관련 기업은 아직은 일본 수출 규제의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수출 규제 장기화에 대비해 수입선 다변화, 대체 생산을 위한 적극적인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소재·부품·장비 분야 금융 프로그램을 점검·보완해 금융이 산업 도약을 든든하게 뒷받침할 것"이라면서 자신을 '소부장 위원장'으로 불러 달라고 답했다.

권이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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