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작년 대비 절반가까이 감소... 강남·송파 거래 세자릿수로 곤두박질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고공행진 하며 '내집마련'이 어려워진 여파로 전세 수요가 늘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정반대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9월부터 오히려 전월세 거래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여지는 수치와는 반대로 실제 전세 거래 건수는 큰 폭의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해석했다. 집값과 전셋값이 오르자 수요자들이 시장으로 나서지 않게 됐고, 거래현황에 잡히지 않는 묵시적 갱신을 통해 계약 기간을 연장한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아파트 전월세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거래량은 현재(12월 11일 기준) 7130건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521건(47%) 감소했다. 다만 주택 실거래 신고는 계약 후 2개월 내 하면 돼, 지난달 계약 건수는 내년 1월 말 최종 집계된다. 현재 추이를 봤을 땐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 9월부터 1만1000대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올해 월 평균 1만2000~1만6000건까지 거래됐던 점을 미뤄봤을 때 1만 초반대로 낮아진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4월 이후로는 처음있는 일이다.

특히 집값 상승폭이 가파르게 올랐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거래량이 많이 빠졌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1년 내내 1000건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9월부터 강남과 송파에서 거래량이 세 자릿수로 떨어졌다.

시장의 예상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당초 서울 집값이 오르자 전세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실제로 전세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152.0까지 상승했다. 이는 전세 수요가 늘었다는 방증이다. 전세수급지수는 기준점인 100을 넘을수록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가 대기수요를 늘릴 것으로 예측됐다. 분양가가 낮아지며 '로또 청약'을 위해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진입하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전월세 거래량 감소에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 전세 거래 건수는 큰 폭의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해석했다. 전월세 계약이 의무신고 대상이 아닌데다, 특별한 계약서 작성없이 자동으로 임대차계약이 연장하는 묵시적 갱신이 많았을 거란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집값과 전셋값이 오르자 이사를 하지 않고 계약을 연장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거래량이 감소한 듯 보였을 것. 다만 신고가 의무가 아니라 단순히 전월세 거래량 통계만을 가지고 거래가 줄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집값과 전셋값이 올라 원래 세 들어 살던 집에서 묵시적 갱신을 통해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이런 경우는 계약서도 따로 작성하지 않아 거래현황에 잘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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