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채성오] 국내 게임업계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N사들이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기존 사업 계획을 탈피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설 계획이다. 넥슨(Nexon), 넷마블 게임즈(Netmarble Games), 엔씨소프트(NCSOFT) 등 3N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 넥슨, 리스크 딛고 모바일 라인업 확장

최근 넥슨에게 ‘최악의 한 해’라고 불릴 만큼 크고 작은 악재가 잇따랐다.

김정주 회장의 ‘오너 리스크’를 비롯해 사옥 차량 충돌 사고, 클로저스 성우 하차와 관련된 메갈리아 회원 단체 농성, 서든어택2 서비스 조기 중단 결정 등 가혹하리 만큼 부정적인 이슈들이 연이어 발생한 것.

▲ 넥슨 제공

특히 넥슨지티와 함께 4년여간의 개발 기간과 약 300억원을 투자해 선보인 서든어택2가 다음달 29일을 끝으로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해 온라인 영향력도 주춤한 모습이다. 당초 넥슨은 서든어택과의 서든어택2의 시너지 효과로 온라인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렸으나, 결국 유저들이 이를 ‘외면’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넥슨은 모바일 라인업을 전면 확대해 이러한 리스크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타이틀이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4일 전세계 136개 국가에 모바일 횡스크롤 RPG ‘카오스 크로니클(Chaos Chronicle)’을 출시해 포문을 열었다. 카오스 크로니클은 총 103종의 영웅을 수집 및 육성해 최강의 팀을 만드는 게임으로 동화풍 일러스트와 방대한 세계관이 특징인 게임이다.

▲ 넥슨의 하반기 모바일 라인업 중 일부.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삼국지를품다2, 메이플블리츠X, 카오스 크로니클. 넥슨 제공

메이플 스토리 IP를 활용한 모바일 타이틀도 막바지 담금질에 돌입했다.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실시간 전략배틀 모바일 게임 ‘메이플블리츠X’는 9일부터 15일까지 안드로이드 OS 사용자를 대상으로 시범 테스트에 돌입하며 모바일 MMORPG ‘메이플 스토리M’의 경우 2차 시범 테스트를 끝낸 상황이다.

이 밖에 무협풍 모바일 RPG ‘삼검호2’를 비롯해 미소녀와 메카닉을 소재로 한 ‘M.O.E(Master Of Eternity)’, 삼국지 IP를 활용한 ‘삼국지를품다2’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드래곤네스트 IP를 기반으로 한 ‘드래곤네스트2: 레전드’ 등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건슈팅 액션 어드벤처 게임 ‘건파이 어드벤처’와 ‘테일즈런너: 리볼트’도 명단에 올랐다.

■ 넷마블, M&A 난항 속 코스피 상장 준비

넷마블 게임즈는 최근 글로벌 소셜 카지노 업체 ‘플레이티카’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 넷마블 게임즈 제공

약 40억달러(한화 기준 약 4조4,448억원)에 달하는 인수가를 제시했지만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지분이 포함된 자이언트 네트워크가 약 44억달러(약 4조8,884억원)를 적어내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뺏긴 것. 자이언트 네트워크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세운 원펑캐피탈을 포함, 중국 사모펀드가 투자자로 참여한 컨소시엄이다.

국내 게임업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결정이었지만 중국 컨소시엄 세력에 밀리고 말았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플레이티카를 인수했을 경우 미국 나스닥 상장에 무게가 쏠렸을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기업 이미지 구축은 물론 신규 사업 실탄 확보를 위해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2nd NTP에서 사업 계획을 이야기 하는 모습. 넷마블 게임즈 제공

넷마블은 코스피로 시선을 돌린 모습이다. 증권업계는 넷마블이 빠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코스피 상장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금융권이 전망하는 넷마블의 기업가치는 최대 10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을 돌파한 이후 모바일 라인업 확대, 해외 유망 기업 인수‧합병(M&A)를 선언한 넷마블은 코스피 상장을 통해 글로벌 마켓에 대비한 자금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 넷마블 게임즈 실적 추이. 넷마블 게임즈 제공

한편 넷마블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52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분기 최고매출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의 경우 2,036억원으로 전체의 58%를 차지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건 모습이다.

■ 엔씨소프트, 리니지 IP 사업 본격화

엔씨소프트는 최근 몇 년새 신작의 부재와 개발 기간의 장기화가 이어지면서 부진의 늪을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돼 왔다.

▲ 엔씨소프트 제공

그러나 올 들어 온라인 슈팅게임 ‘마스터X마스터(MXM)’ 서비스를 비롯해 리니지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등 다양한 신작 라인업 소식이 전해져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온라인 콘텐츠에만 집중했던 사업 방향을 모바일로 전면 확대하면서 다양한 콘텐츠 확장을 예고한 바 있다. 리니지 IP의 모바일 게임화는 엔씨소프트의 주요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

▲ 프로젝트 L로 명명됐던 리니지M의 원화.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는 올 하반기 원작 PC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로 이식하게 될 ‘리니지M’과 더불어 캐주얼 게임 ‘리니지: 레드 나이트’ ‘리니지2 레전드’ 등 3종의 모바일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18년을 이어온 원작 콘텐츠의 감성을 얼마나 재현할 수 있을지가 흥행의 성패로 평가받고 있다.

리니지2 IP를 활용한 연계사업 역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중국의 스네일 게임즈와 리니지2 IP 계약을 체결해 연계 사업을 진행했다. 실제로 중국 최대 게임쇼 ‘차이나조이 2016’을 통해 공개된 스네일게임즈의 ‘리니지2: 혈맹’은 지난 5일 중국의 iOS 앱스토어에서 인기게임 1위, 무료 다운로드 4위를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 리니지2 IP를 통해 서비스하는 리니지II: 레볼루션(왼쪽)과 리니지2: 혈맹. 넷마블게임즈, 스네일게임즈 제공

넷마블 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리니지II: 레볼루션’ 역시 리니지2 IP 계약을 통해 만들어지는 모바일 게임이다. 리니지II: 레볼루션은 11일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첫 선을 보인 후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계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N사들이 상반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 사실”이라며 “하반기 새롭게 선보이는 사업을 통해 이를 만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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