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셀프 케어' 핵심
삼성전자가 지난 28일 '정수기 탑재 냉장고'를 선보인데 이어, '모듈형' 정수기를 출시 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28일 3년 만에 정수기 냉장고 신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연내 '모듈형 정수기'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수기 시장은 대기업에서는 LG전자를 비롯 코웨이 등 렌탈 업계가 장악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어떤 전략으로 정수기 시장에 가세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냉·온수 기능을 필요에 따라 추가할 수 있는 '모듈형 정수기'를 시장에 내놓을 전망이다.

출시 시점은 아직 미정이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내 출시가 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가 전날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에 관련 규정이 통과한 점도 연내 상용화 가능성에 날개를 달았다.

삼성전자는 신청한 '정수·냉수·냉온수 업그레이드 가능 정수기 판매' 임시 판매가 심의위를 통과했다. 현행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상 키트 단위로 개별 판매가 가능한지를 놓고 모호한 규제가 있었다.

소비자 선호도와 특성을 위한 업그레이드형 제품이 늘고 있는 시장 상황을 반영했다. 삼성전자는 정수기 이용자 중 44%가 냉·온수 등 기능 추가를 위해 기존 제품을 버리고 신규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기존 일체형 정수기와 달리 정수, 냉수, 냉온수 기능을 분리한 형태다. 정수기만 사용하던 소비자가 냉·온수 기능이 필요하면 냉·온수 키트만 추가 구매해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부터 새로운 ‘맞춤형’ 생활가전 브랜드 ‘프로젝트 프리즘’을 전개해온 것과도 일맥상통해 보인다. 라이프스타일이나 필요에 따른 키트 업그레이드를 선택할 수 있는 점이 개성과 취향을 중요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어필 될 것이라고 예측된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정수기의 강조점은 ‘셀프케어’이다. 삼성 관계자는 “방문형 관리가 아닌 손쉽게 필터 관리 등 셀프케어가 가능한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모듈형으로 키트가 분리되는 점도 위생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기에 더 편리하기도 하다.

정수기는 마시는 물이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위생’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필터 등의 관리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방문 관리를 꺼리면서 자가 관리형 필터나 살균 기능 등을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어, 삼성전자 정수기의 ‘셀프 케어 기능’도 더욱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판매망 확대와 기존 정수기 강자들 사이에서 차별화에 성공할지가 관건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된다면 언택트(비대면) 수요를 생각해 온라인 판매망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원래 정수기는 일정 교육을 받은 현장 인력의 ‘사후 관리’ 필요한 가전으로 인식됐다. 그래서 렌탈 업계의 주 영역이기도 하다. LG전자도 렌털 사업 관련 매출 중 70%는 정수기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진다.

정수기 대표 렌탈 업체인 코웨이의 경우 서비스전문가인 코디 및 코닥 중심으로 한 차별화 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더욱 깨끗하고 맛있는 물을 제공하기 위해 환경기술연구소 산하 '물맛 연구소'를 신설하고 업계 최초로 정수기 물맛을 진단할 수 있는 '물맛 지수'를 개발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관리도 관심사다. 지난 2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정수기형 냉장고’에는 삼성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앱의 ‘홈케어 매니저’를 활용하면 필터 교체시기를 알 수 있다.

LG전자 정수기도 스마트폰에 LG 스마트씽큐(LG SmartThinQ) 앱을 내려받으면 정수기의 필터 교체시기, 케어솔루션 서비스 이력 등을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환경부의 환경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으로 600만대 이상의 정수기가 보급됐고 연간 200만대(교체수요 포함)가 팔리고 있다. 전체 정수기 시장 규모는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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