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최태원, 구광모, 윤종규 회장 등 직접 소통나서... 함영준 오뚜기 회장, 딸 유튜브에 등장
*(상단 왼쪽부터 오른쪽 순으로. SK슈가글라이더즈 김온아, SK와이번스 하재훈, 제주유나이티드 정조국, 최태원 SK 회장, SK호크스 김동철, SK텔레콤 장애인사이클팀 류민호 감독, SK나이츠 김선형. /SK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근엄함의 대명사인 기업 총수들이 좀 더 자유로운 ‘영상’ 소통으로 ‘변화’를 이끌고 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화상 회의가 증가한 탓도 있지만 총수들은 최근 들어 온라인을 통해 소통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영상 소통은 디지털 시대 변화 속에 기업들의 또 다른 문화가 되고 있다. 또 공식석상이 아닌 개인 유튜브 채널에 등장 하는 등 회장님들의 소통 방법은 더욱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11일 SK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7일 오후 화상간담회에서 올림픽 연기와 리그 중단 등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 스포츠단 선수들의 근황을 챙기며 격려했다.

최 회장은 화상을 통해 ▲김온아 SK슈가글라이더즈(핸드볼) 선수 ▲김동철 SK호크스(핸드볼) 선수 ▲정조국 제주유나이티드(축구) 선수 ▲김선형 SK나이츠(농구) 선수 ▲류민호 SK텔레콤 장애인사이클팀 감독 ▲하재훈 SK와이번스(야구) 선수 등 6명에게 “스포츠단 선수들 모두 처음 경험해보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과거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다가간다면 오히려 팬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온아 선수는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오히려 몸을 만들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며 “핸드볼 시즌이 갑작스럽게 끝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유튜브나 SNS로 훈련하는 모습 등을 팬들에게 많이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최 회장은 스포츠 선수로서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에 하재훈 선수는 “의료진과 자원 봉사자들을 응원할 수 있는 세리모니와 이벤트를 준비해 그 분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1월 2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직원들이 구광모 LG 대표의 디지털 신년 영상 메시지를 노트북으로 시청하고 있다. /LG 제공

앞서 '젊은 총수'로 꼽히는 구광모 LG 회장은 올해 초 25만명의 전세계 임직원들에게 자신의 신년사 영상을 보내는 새로운 방식의 소통법을 택했다.

기존 강당 등의 공간에서 한정된 임직원들이 모여서 하던 오프라인 시무식 형태를 모바일과 PC 등 디지털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신년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임직원들은 시간,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신년영상을 시청할 수 있었다.

구 회장은 영상을 통해 전세계 임직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를 비롯한 LG구성원 전체에게 가까이 다가가 신년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러한 변화는 평소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소탈하고 실용주의적인 구 회장의 경영방식과 맥을 같이 한 것으로 풀이됐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KB국민카드 대구지점 직원과 화상통화. /KB 금융그룹 제공

나이를 불문하고 회장님들의 소통은 더욱 적극인 모습이다. 지난달 28일에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KB국민카드 직원들과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타운홀미팅(비공식 공개회의)을 가졌다.

이는 올해 첫 타운홀 미팅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한 타운홀미팅은 최고경영자(CEO)와 직원들이 다양한 현안과 관련해 자유롭고 진솔한 토론과 이야기를 통해 서로 공감하는 KB금융그룹만의 대표적인 소통 문화다.

윤 회장은 특히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대구 지역 직원들에게는 화상 통화로 응원의 말을 전했다.

평소에도 윤 회장은 모바일 메신저 ‘리브똑똑’을 활용해 직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2030세대의 직원들과 점심 도시락 미팅을 가지는 등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소통 문화 확산에 앞장서는 것으로 알려진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장녀 함연지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모습. /유튜브 채널 ‘햄연지’ 영상 캡처

‘회장’이라는 근엄함에서 벗어나 ‘아빠’라는 친근함으로 유튜브에 등장한 총수도 있다.

지난 8일 뮤지컬 배우 함연지는 오뚜기 대표이사이자 부친인 함영준 회장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햄연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날 함연지는 “인터넷에서 유행한 오뚜기 제품 활용 레시피로 아빠에게 맛있는 저녁을 대접하겠다”며 철판 돼지 짬짜면과 크림스프 리소토를 요리했다.

요리가 완성되자 함연지는 함 회장을 소개했고, 함 회장은 “햄연지 아빠 함영준”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또 함 회장은 딸의 응원가에 흥겨운 춤사위를 선보이고, 어버이날 선물을 주고 받는 등 딸과의 일상을 공유했다.

대기업 총수가 유튜브 개인 채널에 출연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대부분 회사 공식 유튜브를 통해 제품 소개나 회사 경영 방침 등을 설명하는 경우가 보통이기 때문이다.

이를 본 네티즌들도 “기업총수의 권위보다 딸을 사랑하는 소탈한 회장님의 모습이 훈훈하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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