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타당성 여부를 평가할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이 오늘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검 부의심의위원회는 11일 오후 검찰과 이 부회장 등 신청인 측이 낸 의견서를 살핀 뒤 의결 절차를 거쳐 대검찰청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할지 결정한다. 결과는 오후 늦게 나올 예정이다.

검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와 달리 부의심의위는 일반 시민들로 구성돼 있다. 서울고검 산하 검찰청 검찰시민위원 150여 명 가운데 무작위 추첨을 거쳐 선정된 시민 위원 15명의 비공개 회의로 진행된다.

부의심의위가 수사심의위에 이 사건을 넘기기로 결정하면 윤석열 검찰총장도 이를 따라야 한다. 수사심의위는 2주 안에 이 부회장 기소가 적절한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게 된다.

검찰 측은 수사를 담당한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 신청인 측은 이 부회장·김종중(64) 옛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삼성물산이 각각 30쪽 분량의 의견서로 시민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부의심의위원들은 검찰 30쪽·이 부회장 측 90쪽 등 120쪽의 의견서를 토대로 토론을 거쳐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사심의위가 아닌 부의심의위에서 양측이 별도로 의견을 진술하는 절차는 없다.

검찰 측은 의견서에서 수사심의위를 소집해 기소 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의 적정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없었고 수사팀이 법적 절차에 따라 결정해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의견서에서 이 사건이 수사심의위 심의대상에 해당한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사건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이고, 2018년 초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외부 전문가의 시각에서 평가받고자 검찰이 스스로 도입한 수사심의위 제도 취지와 맞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수사심의위 심의대상에 해당하는지를 살필 때 국민의 알 권리, 인권 보호 필요성,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하게 돼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이 사건은 수사심의위 소집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놓고도 양측이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인 가운데, 수사심의위 소집 여부를 두고 검찰과 이 부회장 측은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창권 기자 kimck@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