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제주항공 "15일까지 미지급금 해결하지 않으면 계약 해지"
이스타항공, 임금 반납 등으로 자구안 마련
7일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서 있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 / 연합뉴스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인수·합병(M&A)을 위한 선제 조건 이행 마감 기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들의 인수합병 타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앞서 이스타항공에 오는 15일까지 미지급금 해소를 포함해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당시 제주항공은 "오는 15일까지 미지급금과 체불임금 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라고 통보했다.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 규모는 체불임금 250억원 포함해 17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항공기 운항은 중단됐지만, 현재 매달 60억 원가량의 리스료가 미지급금이 계속 쌓이고 있다.

제주항공이 미지급금을 이유로 M&A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이스타 항공은 직원들의 임금 반납을 통한 자구책을 마련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0일 직원을 상대로 2개월치 임금 반납에 동의하는 투표를 진행하는 등 미지급금 규모를 줄이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창업주 이상직 의원이 헌납한 지분으로 체불임금을 어느 정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이스타항공 측은 협력사 등에 미지급금 감액과 납부 유예를 요청하고, 리스사에도 코로나 여파로 인한 리스료 감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도 두 회사의 합병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노동부는 앞서 지난 8일 이스타항공 노사를 잇달아 만나 체불 임금 해소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직원들의 임금 반납 의지 등을 제주항공에 전달하며 중재했다.

이스타항공의 이 같은 자구책도 인수합병의 성사 여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미지급금이 쌓인 이스타항공을 그대로 인수하면 제주항공에 막대한 채무 부담이 쌓여 양 사가 모두 막대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M&A가 최종 무산되면 계약금 등을 이유로 양 사의 법정공방이 불가피한 가운데, 정부가 인수합병에 재정적 지원을 확대할지 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주식매매 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인수 의사를 밝혔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가 항공업계를 강타하면서 이스타항공의 재무 상황을 감내하기 부담스러워진 제주항공은 인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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