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로나 특수’ 노리는 골프장에 곱지 않은 시선
골프장. /pixabay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때아닌 성수기를 맞는 요즘 골프장 부킹(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야외 스포츠인 골프가 주목받으면서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이 모여들지만 골프장 수는 제한적이라 불거진 사태다.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기엔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담합이라도 하듯 여러 골프장에서 이용료를 올리며 폭리를 취하기까지 한다. “골프장이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볼멘소리가 골프족 사이에서 나오는 이유다.

30대 직장인 A 씨는 12일 경기도 남부 지역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기고 왔다. 한 달 전부터 예약한 끝에 기회를 거머쥐었다. A 씨는 코로나19로 골프장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에 공감한다. 15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15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일주일 치 정도는 이미 부킹이 완료돼 있다”며 “여름엔 날씨가 더우니까 새벽 시간대는 부킹이 꽉 차 있는 상태다. 넉넉하게 시간 잡고 미리 예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전부터 골프족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골팡, 티업앤조이 등 다양한 부킹 애플리케이션(앱)이 등장했지만 최근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실시간으로 남은 자리가 찬다. A 씨가 사전 부킹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골프장 업계는 할인 대신 오히려 이용료를 올려 ‘특수’를 노리고 있다. A 씨는 “금액이 오른 건 확실하다. 코로나19 사태 터지기 전과 비교해서 슬그머니 올라갔다”며 “카트피(카트 이용료), 캐디피(캐디 이용료)도 1만~2만 원 이상 인상됐다. 카트 구매하는 비용이 1400만 원 정도다. 기타 유류 비용 다 해도 1년이면 뽑는다. 그 비용을 올렸다. 그거로 골퍼들의 반발이 있다”고 토로했다. 평균 10만 원대던 카트피를 12만 원대까지 올린 골프장이 대거 등장했다. 이용하는 사람이 늘자 서비스 질은 떨어졌다. A 씨는 “주말에 진행이 너무 느려지면 내몰리다시피 한다. 캐디들이 예전보다 빨리 압박하는 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국내 골프장 수요와 공급에서 오는 불균형이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지금과 같은 문제로 번졌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익명을 요구한 골프 업계 관계자는 15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용료 폭리 등 골프장 갑질 문제는 올해 들어 더욱 심해졌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혔다. 해외로 나가려던 골퍼들이 다 국내로 돌 수밖에 없다 보니 그린피(골프장 라운딩 이용료), 카트피, 캐디피가 지난해보다 훨씬 비싸졌다”며 “찾는 사람, 즉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한정돼다 보니 금액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 부분에서 이용객들의 불만이 많다”고 설명했다. 서비스가 하향 곡선을 그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카트와 캐디를 이용한 갑질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관계자는 “카트라는 게 골프장에서 더 많은 손님을 받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만큼 매장객을 많이 받으려면 빨리 이동하고 앞으로 가야 한다”며 “아무래도 지금은 골프장이 이용객으로 미어터지는 상황이다. 골프장 입장에선 한 팀이라도 더 받아야 돈이 된다. 그런 부분에서 발생하는 갑질에 불만이 나오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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