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광고모델 발탁에 적극 나서거나 출시에 힘 쏟아
동원그룹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식품업계에서 소비자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사는 역할에서 벗어나 제품 기획과 출시에 참여하고 브랜드의 얼굴인 모델 발탁에도 입김이 세지고 있다. 업계 역시 소비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팬(Fan)과 소비자라는 뜻의 단어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인 '팬슈머'가 제품의 기획, 제조 등 참여하며 식품업계 큰손으로 자리잡고 있다.

농심켈로그의 '파맛 첵스'는 오랜 ‘소환’으로 정식 출시된 대표 사례다. 지난 6월 말 출시된 파맛 첵스의 탄생기는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농심켈로그는 첵스 홍보를 위해 초코맛 첵스 ‘체키’와 파맛 첵스 ‘차카’ 두 후보를 두고 '초코 왕국 대통령 선거'를 진행했었다. 

당시 '차카'는 특이한 맛과 외모로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인터넷을 중심으로 꾸준히 언급되며 16년 뒤 공식 출시됐다.

맘스터치의 할라피뇨 통살버거는 사라진지 한 달 만에 부활했다. 맘스터치는 지난 6월 초 가격 조정과 더불어 대대적으로 메뉴 개편을 진행했는데, 할라피뇨 통살버거 역시 개편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마니아들의 요청에 힘입어 재출시될 수 있었다. 

버거킹의 붉은대게 와퍼도 마찬가지다. 붉은대게 와퍼는 2017년 여름 한정으로 선보인 바 있는데, 이후 소비자들로부터 끊임없는 재출시 요청을 받아왔다. 이후 특제 소스, 더 바삭해진 식감을 더한 2020년 버전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

소비자는 브랜드의 얼굴인 모델 발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팬덤' 문화가 적극적으로 변화하면서 팬들의 요청으로 광고 모델이나 콜라보레이션이 성사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업계는 평소 제품에 애정을 드러내던 유명인을 모델로 채택할 수 있어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평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가수 임영웅과 매일유업의 만남이다. 매일유업 바리스타룰스의 모델로 발탁된 임영웅은 모델 선정 이전에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바리스타룰스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 걸로 알려졌다. 이를 눈여겨본 팬들이 매일유업에 제품 모델로 적극 추천했고, 매일유업 역시 이에 화답하며 바리스타룰스의 새 얼굴이 됐다. 

가수 정동원 역시 이름과 같은 동원참치의 새 모델이 됐는데, 이 역시 팬들의 힘이 컸다. 정동원은 평소 TV 예능이나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이름과 동명의 브랜드인 동원참치에 대해 끊임없는 애정을 드러내 왔다. 이에 팬들의 요청이 쇄도했고, 동원참치와 정동원의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젠 제품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 이상으로 소비자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응하는지가 중요한 요소가 됐다”며 “제품 출시부터 홍보까지 소비자들의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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