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경정이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 갖는 매력은 경주를 분석할 때 추리해야 할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한 회 경주에 출전하는 선수 6명은 번호별로 각기 다른 색 유니폼을 입는다. 1번 하양, 2번 검정, 3번 빨강, 4번 파랑, 5번 노랑, 6번 초록 순이다. 1주회 600m 거리를 2바퀴 내지는 3바퀴 돌면서 순위 경쟁을 펼친다. 플라잉 스타트는 경정만의 특징이다. 물 위에서 전속으로 질주해 스타트 라인을 통과하는 방식이다. 경주 시작 신호와 함께 피트를 빠져나와 코스마다 자리를 잡는 대기 행동 이후 대시계가 0초(12시 방향)에서 1.0초를 가리키는 사이 가상 출발선을 통과하는 것이다. 선수가 출발 시각 이전 스타트 라인을 넘어서면 사전 출발(플라잉ㆍF), 1초를 넘기면 출발 지체(레이트ㆍL)로 실격이다. 이럴 경우 출주 제외로 바뀌어 해당 선수에게 발매된 경주권은 전액 환불된다.

순위 싸움 만큼 전법도 중요하다. 경정 전법은 인빠지기, 휘감기, 휘감아찌르기, 찌르기, 붙어 돌기 총 5개로 이뤄져 있다. 인빠지기는 1코스에 배정받는 선수만 하는 기술이다. 1코스의 경우 스타트 라인과 첫 번째 승부 시점인 제1턴 마크까지 거리가 가장 가깝다. 경쟁 상대와 시속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면 먼저 승기를 잡는다. 역대 데이터 상으로도 승률이 가장 높은 전법이다. 인빠지기를 제외한 나머지 전법은 2코스부터 6코스에 배정받은 선수 모두가 구사한다.

휘감기는 바깥쪽 선수가 안쪽 선수를 스치듯이 선회한 뒤 스피드를 살려 우승을 노리는 방법이다. 스타트 빠른 선수가 유리하고 아웃코스 단점을 극복할 전법 중 하나다. 붙어 돌기는 휘감기의 응용 기술로 바깥쪽 선수가 안쪽 선수에게 바짝 붙어 스치듯이 선회하는 전법이다. 찌르기와 휘감아찌르기는 고난도 기술로 꼽힌다. 1턴 마크 공략 시 안쪽 선수가 회전할 때 바깥쪽 선수가 보트와 보트 사이 또는 상대 보트와 턴 마크 사이를 파고드는 것이다. 휘감아찌르기는 시속을 살려 여러 상대 사이를 공략하는 전법이다.

경주정과 보트 역시 선수 못지않게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현재 2018년 도입한 감응형 모터를 회차마다 72기(예비 모터 6기) 운영한다. 모터 기력을 파악하려면 누적 착순점과 전체 랭킹을 확인하면 된다. 활용하는 선수의 펠러와 보트 조합에 따라 기력 차를 보이므로 최근 9경주 정도 착순점을 함께 참고하는 것이 좋다. 임병준 쾌속정 예상분석 전문가는 “휴장이 길었던 만큼 재개장을 앞두고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정 재개장과 함께 2020년형 신형 모터가 도입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이상빈 기자 pkd@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