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성용 “‘잘 성장해서 돌아왔다’고 느끼게 할 것”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성용.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A매치 110경기 출전(10득점)에 빛나는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기성용(31)이 유럽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 K리그1(1부) FC서울로 돌아왔다. 2009년 스코틀랜드 셀틱 FC로 떠난 지 11년 만이다. 잉글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스페인 레알 마요르카에서 후보로 밀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까지 겹쳐 그라운드에 서지 못한 지난 1년을 뒤로하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딘다.

◆ K리그 복귀는 자신과 약속

기성용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리그로 복귀를 결정한 이유와 축구선수로서 가치관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미국, 중국, 중동 등 그를 원하는 여러 리그 러브콜에도 FC서울을 행선지로 택한 이유는 프로 데뷔 이후부터 마음속에 품었던 자신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기성용은 “11년을 유럽에서 뛰고 돌아왔다. 항상 마음속에는 꿈을 이루게 해준 K리그 복귀 계획이 있었고 언제 결정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좀 더 건강하고 퍼포먼스에 자신 있을 때 돌아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외국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한국으로 와 마무리하는 것도 좋은 그림이지만, 제가 팀에 이바지하고 도움을 줄 시기를 생각할 때 지금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껏 저를 응원해주고 지원해준 분들이 ‘잘 성장해서 돌아왔다’고 느낄 만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마음속에 있던 바람이다”며 “마침 때가 된 것 같아 한국으로 돌아와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이 11년 만에 서울에서 쓸 번호는 주전 미드필더 상징인 8이다. /OSEN

◆ ‘3년 6개월’ 장기 계약 이유

기성용의 입단 확정 소식은 21일 FC서울의 발표로 전해졌다. 기성용과 FC서울 사이 계약 기간은 무려 3년 6개월이다. 30대 초반 선수론 파격적인 장기 계약이다. 기성용은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에 측근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저에 대한 구단의 사랑이 확실하기에 단기 계약은 제 입장에서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며 “기본적으로 2년 6개월, 3년 6개월을 제안 받았다. 저도 K리그에 적응하고 팬들에게 보여줄 시간이 필요하다. 제 입장에서도 기간이 짧은 것보다는 긴 게 편했다. 오래오래 제가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 기간과 관련해선 크게 문제가 없었다. 협상이 한 번에 되는 건 쉽지 않다. 시간이 걸리는 게 당연하다. 저는 상당히 만족한다”며 “몇 년이 됐든 간에 그라운드에서 빨리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목표로 하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 국내 복귀에 영향 미친 가족의 존재

기성용의 K리그1 복귀 결정 바탕엔 아내인 배우 한혜진(39) 씨와 딸 시온(5) 양의 존재가 자리한다. 코로나19로 유럽 국가 안전에 구멍이 뚫리고 전 세계가 어수선한 상황이 펼쳐지자 가족들을 데리고 해외 생활을 이어나가기엔 부담이 컸다. 기성용은 “스페인에 갈 때도 고민을 많이 했고 6월까지 마음을 추스르려 했다. 스페인에서 코로나19로 떨어져 지내자 가족들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며 “지금 이 시기에 가족들을 데리고 외국에 나가는 데 고민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기성용은 때마침 오랫동안 가슴속에 담아둔 K리그 복귀 꿈을 실현할 때가 왔다고 봤다. 아울러 올 2월 당시 FC서울과 1차 협상이 결렬된 것에 실망한 팬들에게 경기력으로 보답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제가 동기부여를 갖고 FC서울에서 뛸 수 있게 구단 모든 관계자가 이끌어줬다”며 “팬들도 답답했을 것이다. 지켜보는 많은 분을 힘들게 했다. 제가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팬들도 응원해주리라 믿는다. 책임감을 느끼고 한다면 서로가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성용이 서울의 ‘키맨’으로 활약할지 관심이 쏠린다. /FC서울 페이스북

◆ 위기의 FC서울, 반등 열쇠 쥔 기성용

2020 하나원큐 K리그1 12라운드까지 진행한 현재 FC서울은 3승 1무 8패로 11위에 처져 있다. 2010년대에만 세 차례(2010, 2012, 2016)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한 명문 구단으로선 어색한 순위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국가대표팀에서 뛰고 11년간 유럽 무대를 누빈 베테랑 기성용의 합류는 FC서울 중원 숨통을 트이게 할 열쇠다. 기성용은 올 시즌 서울의 상황에 대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다. 충분히 반등할 실력과 선수들의 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위기가 쌓이다 보면 어려운 시간이 이어질 수 있기에 저도 선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며 “FC서울이 K리그1 상위권에서 경쟁할 팀이 될 것으로 믿는다. 그렇게 되도록 제가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팀 동료들과 호흡도 기대했다. “주세종 선수와 대표팀에서 많은 경기를 했기에 상당히 기대한다. 같이 뛴 (박)주영이 형은 물론 (고)요한이, (운)영선이 등 아는 친구가 많기에 편하게 제가 잘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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