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무의식적으로 마스크 만지는 택시기사 있어"
손님이 준 카드·현금에 지속적으로 노출
최근 부산 지역에서 발생한 택시기사의 코로나19 감염 원인이 미궁에 빠져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부산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택시 운전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당국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는 가운데, 자기 오염(Self-contamination)에 의한 감염이 아니냐는 한 택시기사의 주장이 이목을 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30년 이상 택시 운전을 한 A 씨(55세)는 최근 부산지역 택시기사들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개인성향에 따라 운행 중 무의식적으로 마스크 콧등 부위를 만지는 택시기사가 있다"며 "부산 지역의 택시기사가 운행 중 마스크를 썼음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원인이 그 이유 때문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택시기사는 타인과의 접촉이 거의 없는 버스기사와 달리 다양한 손님이 준 카드·현금을 지속적으로 만지는데, 코로나19 확진자에게 건내 받은 카드·현금 등으로 택시요금을 결제하고 그 손으로 다시 운전대를 잡거나 무의식적으로 마스크 콧등을 자주 만진다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도 코로나19 바이러스 침투가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A 씨는 "손님에게 받은 카드·현금 등을 한번 만질 때마다 소독제라도 사용한다"며 "운행 중 무의식적으로 마스크에 손이 가더라도 이를 의식적으로 자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A 씨의 주장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으로 마스크를 무의식적으로 만지는 경우, 마스크가 오염되고 이를 재사용해 발생할 수 있는 '자기 오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중소기업융합학회가 8월28일 발간한 논문 '세계보건기구의 마스크 사용 지침에 대한 한국 보건당국의 이행 분석과 함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지역사회에서 건강한 사람이 마스크를 사용하면 증상 발현 전 감염된 사람의 잠재적 노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마스크 사용 습관과 안전의식에 의해 ▲자기 오염 ▲손 위생과 같은 예방 조치 준수 감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10일까지 택시 운전사 3명(320번, 336번, 339번)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건당국 조사 결과 320번 확진자는 지난달 31일 코로나19 증상으로 자택에서 인근 병원으로 이동한 307번 확진자를 약 3분 동안 택시에 태운 것으로 밝혀졌다. 336번 확진자 역시 지난 1일, 307번 환자를 집에서 인근 보건소로 이동하며 5분간 택시에서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339번 확진자는 336번 확진자의 접촉자다.

하지만 부산지역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택시 운전사는 모두 운행 중 마스크를 철저하게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바이러스 침투 경로가 미궁에 빠진 상태다. 코와 입을 제대로 가리지 않고 마스크를 턱에만 걸친 '턱스크' 의혹부터 마스크 재질에 따른 바이러스 침투 가능성까지 다양한 주장들이 쏟아지고 있다.

안병선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10일 브리핑에서 "워낙 짧은 시간의 접촉이지만 에어컨을 틀어놓고 환기가 안 되는 상태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농도가 올라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다른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차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에어컨 바람 때문에 철저하게 착용한 마스크를 뚫었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관련 확진자 누적 70명으로 집계된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 코로나19 집단 감염 당시, 덥고 습한 날씨로 매장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가동해 바이러스가 빠른 전파력을 가졌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당시 마스크를 철저하게 착용하고 있던 매장 직원들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달 25일 브리핑에서 "에어컨을 통한 전파 가능성 때문에 식당과 카페 방문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 전제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은경 초대 질병청장이 마스크 착용을 강조했다./연합뉴스

정은경 초대 질병청장 역시 지난달 26일 브리핑에서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실 때, 장시간 대화를 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침방울로 인한 전파 우려가 높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음식점) 종사자의 경우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해 확진자 발생이 적었다"고 강조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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