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폴란드 플랜트 공사현장서 한국인 직원 23명 무더기 감염
현대건설, 국내 건설사 최초 해외건설현장에 의료진 파견
인천공항으로 출국하는 박성붕 현대건설 플랜트사업본부 전무(왼쪽)와 이동건 서울성모병원 교수(가운데), 강재진 서울성모병원 간호사. /현대건설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해외건설현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폴란드의 한 건설현장에서 23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정부를 비롯해 건설사 자체적으로 의료진을 파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2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폴란드 서북부 폴리체 지역에 있는 현대엔지니어링 플랜트 공사현장에서 한국인 직원 23명과 외국인 근무자 14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5일 폴리체 현장에서 한국인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돼 현장 직원 1300여 명에 대한 전수 검사 결과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며 “현지 보건당국 지침에 따라 확진자를 숙소에 격리하고 추가 확진자 발생을 막기 위해 방역 등 보건활동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건설현장 노동자들의 ‘코로나19 리스크’는 여전하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보고한 ‘해외건설 근로자 방역상황 및 향후계획’에 의하면 현재 해외에 파견된 건설 근로자는 92개국 9354명이며 지난 16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3개국 195명(누적)에 달했다.

현장에서 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해외사업 수주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19일 GS건설을 시작으로 건설업계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사업 호조에도 불구 해외사업 부진 여파로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경우 코로나19로 쿠웨이트와 오만을 비롯한 해외 프로젝트들의 토목·플랜트 매출 감소와 전분기 인도·싱가포르·쿠웨이트 추가 원가 반영에 이어 해외 현장 비용 반영 가능성이 상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대건설 또한 전분기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주요 현장 추가 원가 반영 가능성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부진의 원인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해외건설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해 우선 정부는 건설사와 병원 간 협약을 통한 비대면 진료 상담 서비스를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 9월부터 본격 확대된 이 서비스는 현재 총 85개국에서 가동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125명의 근로자가 이를 이용했다.

국내 민간 의료진 파견도 적극 지원한다. 재외 한국 대사관을 중심으로 현지 통관과 수송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7월 이라크 건설 노동자 365명을 귀국시키면서 에어앰뷸런스를 통해 확진자 1명이 귀국하도록 지원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의료진을 해외건설현장에 직접 파견한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라크 카르발라 건설현장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과 협력해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을 보내기로 했다. 면역저하환자 감염질환 전문가인 이동건 교수가 의료진 파견단 대표를 맡았다.

이라크는 현재 하루 약 4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어 현장 작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의료진을 파견하기로 한 카르발라 현장에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SK건설 등 4개 건설사 직원과 하도급 협력업체 직원 등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지 클리닉 근무 의료진 교육을 통해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고 국내 의료진이 대면 건강상담을 시행하는 등 현장 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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