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재무구조 부담 문제 해결…다방면 투자 유치로 재원 마련할 듯
LG화학이 30일 회사분할 안건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LG화학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2대 주주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승인 여부에 관심을 집중시킨 LG화학 전지사업부문 분할계획이 최종 승인됐다. 이에 따라 새로 출범할 LG에너지솔루션(가칭)과 LG화학의 행보가 주목된다.

LG화학은 30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제 1호 의안인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LG화학 전지사업부문의 물적 분할은 특별 결의사안으로 주총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7828만1143주)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했다. 주총 참석률은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77.5%, 찬성표는 참석 주주의 82.3%에 달했다. 모든 요건을 충족하면서 마지막 문턱인 주주총회를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계획대로라면 오는 12월 1일 정식 출범하게 된다.

LG화학 물적 분할이 승인된 것은 LG화학의 지분 38%, 8%를 각각 보유한 외국인과 국내 기관 대부분의 찬성표를 던졌기에 통과가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10.20%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최근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고, 나머지 지분을 가진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셌던 만큼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물적 분할의 시급함을 인정받았다.

LG화학은 지난 상반기 기준 순차입금이 8조원을 돌파했고, 부채비율은 116.2%에 이르며 전지부문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규모가 급증에 의한 재무구조 부담이 증가하고 있었다. 게다가 투자재원도 부족해 사업본부 간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럴 경우 성장가능성이 충분한 사업들의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게 LG화학의 설명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점유율을 1위인 전지사업부무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활용할 수 있는 물적 분할이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다.

LG에너지솔루션 투자재원 확보 어떻게…Pre-IPO·나스닥 상장 가능성↑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주주 대상으로 인사말을 하고있다. /LG화학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의 분할이 확정된 현재, LG화학의 투자재원 마련 방방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의 방법처럼 글로벌 완성차 회상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은 더 이상 활용 가능한 방안이 아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면 증손회사를 거느릴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룹 지주사 LG의 손자회사로 합작법인을 만들 수 없다.

유일한 선택지는 지분을 활용한 투자재원 확보다. LG화학은 앞서 여러 차례 주주서한과 입장문을 통해 신설법인의 지분을 70~80% 유지하는 선에서 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만 상장에 통상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한 가지 방안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다. 나스닥 상장은 앞으로 나올 4분기 재무제표만으로도 상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코나EV 등 전기차 배터리 관련 악재가 있었지만 지난 분기 LG화학 전지사업부문이 흑자 전환한 것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9월 기업설명회에서 나스닥과 코스피의 동시상당 역시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공적인 분사…나머지 사업부문 향방은?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이 주주총회 성립을 선포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의 분사가 최종 결정되면서 석유화학무문을 비롯한 나머지 사업부문은 어떡하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그동안 소리 높여 반대하던 물적 분할이 확정되자 실망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올해 처음 분사 소식이 전해진 9월에도 개인투자자들은 반대 의견을 쏟아냈다. 전지사업부문의 비전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했는데, 갑작스런 물적 분할로 투자 목적을 잃었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번 주총으로 분할이 확정된 직후에도 개인투자자의 반대 움직임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30일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6.14% 급락한 61만1000원에 장 마감했다.

LG화학은 이러한 개인투자자들의 우려와 반응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LG화학은 “분할 과정에서 주주분들의 일부 우려가 있었던 점에 대해서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앞으로 전지사업을 세계 최고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하는 한편 기존 석유화학, 첨단소재, 바이오 사업의 경쟁력도 한단계 더 끌어올리는 것이 주주분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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