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은행권 "일부 업무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길 열어놨다"
은행 영업점의 업무 처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은행권이 영업점내 대기 고객을 10인 이하로 제한한 가운데 업무 처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영업점 방문을 원칙으로 하는 업무로 인해 ‘병목현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는 지난 28일부터 ‘은행 영업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업점과 창구 모두를 대상으로 대기고객을 10명 이내로 제한한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방문이 요구되는 신분 확인 업무, 대출 만기 연장 등은 영업점 병목현상으로 인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비대면 금융거래가 익숙지 않은 고령 고객이 소외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부분의 영업점이 10인 이내로 대기할 정도로 붐비는 상황이 아니다”며 “다만 규모가 큰 영업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고객의 경우 필요한 서류가 일반 가계대출 보다 많고 이에 따라 소요시간도 1시간 넘게 걸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영업점 업무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방문이 필요한 업무 중 일부는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고 소개했다. 

국민은행은 탄력적으로 시행한다는 은행연합회의 방침에 따라 29일부터 대기 고객을 제한하기 시작했으며 대출 만기 연장 업무에 필요한 대비 태세를 갖췄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출 기한 연장의 경우 자동연장대상과 창구연장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자동연장대상은 비대면으로 간단한 동의 등록을 통해 연장 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창구연장대상은 여신관리점에서 고객에게 안내해 연장하고 있으므로 지점별 상황에 맞춰 고객 안내를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은 지난 28일부터 영업점 대기고객을 10명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병목현상 방지를 위해 영업점에 들어온 고객도 최대한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은행 경비원, 지점장 등 비창구인으로 구성된 ‘블루매니저’가 업무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면이 익숙지 않은 고령 고객은 창구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본인 확인을 위해 고객에게 잠시 마스크를 내려달라고 부탁하고 있다”며 “금융실명법 준수를 위해 필요한 절차를 생략할 수 없는 점 양해 바란다”고 전했다. 더불어 “현재 가계대출 만기 연장의 경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약정서 작성 없이 유선상 녹취를 통한 기한 연장이 진행 중이며 영업점마다 자율적으로 대기인원이 10명을 초과할 것을 대비해 대기공간을 마련해놨다”고 언급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출 만기의 경우 고객 문의 시 내점 고객이 비교적 적은 영업점을 찾아가도록 알려주고 있다”며 “만기 연장은 대부분 유선으로 사전에 진행된다”고 했다. 더불어 “고령 고객이 영업점에 방문했을 경우 대기 고객에게 양해를 구해 우선적으로 업무 처리를 진행하거나 고객이 적은 독립된 창구로 안내해 업무 처리를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농협은행은 인터넷과 모바일뱅킹을 통해 금융업무 대부분을 실행할 수 있어 활용을 당부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영업점을 꼭 방문해야 하는 대출 만기 연장 등의 업무는 고객과 사전 시간 조율을 통해 분산시키는 중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일상적인 은행 업무는 인터넷 등 비대면 채널을 최대한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왼쪽부터)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사옥 전경./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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