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융당국 신용대출 규제 강화...증권가 "내년 증가율 안정적일 것"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신용대출을 재차 죄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은행권이 의사·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재차 줄이고 연말까지 일부 신용대출 공급 중단을 선언하면서 그 배경과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부터 1억원이 넘는 모든 신용대출을 연말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신규 신용대출과 기존 신용대출 총액이 1억원을 넘지 못하게 한 것이다. 

또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금리 등을 국민은행으로 갈아타는 ‘타행 대환 주택담보대출을 연말까지 중단한다고 공표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를 일제히 2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기존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는 직군별 상품에 따라 2억5000만~3억원 수준이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지난 15일부터 이달 말까지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직장인 신용대출의 비대면 신청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나은행도 전문직 대출한도를 추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신용대출을 대폭 제한하자 일각에선 정부와 금융당국의 압박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를 이어가면서 은행들이 조절에 나섰다는 것이다. 

정부는 은행권에 연말까지 신용대출 총량 관리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 지난달 30일부터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받은 후 1년 안에 규제지역에서 집을 사면 대출을 회수하는 규제를 신설했다. 

또 연 소득 8000만원이 넘는 사람이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보유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새로 적용했다. 

앞서 지난 9월부터 은행권은 당국의 방침에 따라 신용대출 우대금리 항목을 축소하는 등 사실상 신용대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또 전문직 대상 대출 한도를 축소했다.

일부에선 은행권이 신용대출을 제한하자 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자주 있는 연말 속도 조절이며 내년 증가율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은 과도한 외형 증가율이 이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때가 많은데 대출을 늘리고 나서 대손비용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부정적인 신호가 없지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은행 대출증가율은 명목 GDP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은행 대출증가율은 올해 11.8%에서 내년 4.6%로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은행들의 가계 신용대출 기준이 강화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화로 선제적인 대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지난달까지 대형은행들의 대출증가율은 연중 10% 내외로 연간목표를 크게 상회했다”고 언급했다. 또 “연말에 대출 제한이 가해진 것은 과거에도 흔히 일어났던 일이며 연말이 지나면 다시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끝으로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정부가 가계신용대출 및 자영업자대출에 대해 강한 규제를 시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내년 6% 정도의 대출성장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금은 총 666조9715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9.6% 늘어나고 전월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가계대출이 증가하자 4대 시중은행의 예대율도 치솟았다. 3분기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율은 99.3%로 전분기 말 대비 0.5%p 상승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올해 4분기에는 더 오를 수 있다고 예견했다. 

4대 시중은행 전경./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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