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감사위원 선임 두고 표대결…1차전 차남 측 후보 득표율 84%로 승리
2차전 한국앤컴퍼니 주총서는 '3%룰' 힘 발휘하며 장남 측 승
(왼쪽부터)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부회장과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 /한국앤컴퍼니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감사위원 선임 건을 두고 한국타이어가(家)의 형제간 표 대결이 각각 벌어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에서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과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이 각각 승리하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1차전은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이 압도적으로 승리했지만 2차전이자 본선 격인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는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이 승리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한국앤컴퍼니는 30일 경기도 판교 사옥에서 사내이사,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에선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에 조 사장을 중심으로 한 사측이 추천한 이미라 제너럴일렉트릭(GE) 한국 인사 총괄이 득표율 84%로 선임됐다.

반면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장녀 조희경 이사장이 주주 제안한 이혜웅 비알비 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이사는 득표율이 16%에 머무르며 감사위원 선임에 실패했다.

조 사장을 포함해 이수일 대표, 박종호 사장 등의 사내이사 선임과 표현명 케이티 사외이사 등 3명의 사외이사 선임도 가결됐다.

2차전에선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이 승리했다.

주총에서 조 부회장이 후보자로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 교수가 감사위원·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최대주주는 차남인 조 사장으로 42.9% 지분으로 장남인 조 부회장의 지분(19.32%)를 압도한다. 그러나 지난해 개정된 상법 개정안에 따라 대주주가 의결권 있는 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는 ‘3%룰’이 처음으로 적용되며 그 누구도 결과를 예상할 수 없게 됐다.

이 룰 덕분에 조 부회장은 캐스팅보트인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아 최대주주인 조 사장을 누를 수 있었다. 앞서 국민연금이 조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소액주주 표심이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8.66%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조 부회장의 감사위원 선임안에 찬성하고 조 사장의 이사 재선임안에 반대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룰’ 적용으로 조 사장, 조 부회장 등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소액주주가 국민연금의 반대표에 영향을 받은 셈이다.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는 이날 주총 인사말에서 “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 경영의 투명성 및 전문성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며 “이사회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가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조 사장이 시간외 대량매매로 아버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 몫 23.59%를 모두 인수해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계열사)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격화됐다.

한국앤컴퍼니의 경우 조현범 사장이 42.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조현식 부회장 19.32%, 차녀 조희원씨 10.82%,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0.83%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분률은 한국앤컴퍼니 30.67%, 조양래 회장 5.67%, 조희경 이사장 2.72%, 조현범 사장 2.07%, 조희원씨 0.71%, 조현식 부회장 0.65% 등이다.

 

김호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