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객 신뢰 회복·순익 증대 과제 대두
박성호 하나은행장(왼쪽)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현장경영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린 가운데 고객 신뢰 회복과 순익 증대과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각사 제공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최고경영자(CEO)가 현장경영으로 임기를 시작한 가운데 고객 신뢰 회복과 순익 증대가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5일 주주총회를 거쳐 3대 통합 하나은행장으로 취임한 박성호 은행장은 현장경영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박 행장은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영업점을 방문해 직원을 격려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 행장은 하나금융그룹 내에서 소통을 통해 대화를 만들어나가는 스토리 메이커 역할을 자처해왔다. 하나금융티아이 사장 재직 시절 일화도 유명하다. 사내에서 은행의 후선 IT 업무를 담당한다는 의식이 만연하다는 점을 간파하고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데 주력해 자발적인 참여와 열정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박 행장에게 주어진 임무는 막중하다. 특히 사모펀드 사태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하나은행은 대규모 환매 중단을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의 수탁사로서 지난 25일 중징계에 해당하는 ‘업무 일부정지’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은 하나은행이 옵티머스 펀드 투자재산을 제대로 관리·감시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으며 향후 제재안은 금감원장의 결제와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하나은행은 △라임자산운용펀드(871억원) △독일헤리티지펀드(400억원)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1100억원) △디스커버리펀드(240억원)를 판매해 금감원 제재심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감원은 독일헤리티지펀드와 디스커버리펀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판매사를 대상으로 내달 말부터 제재심을 진행하기로 했다.  

박 행장에게는 글로벌 순익 제고라는 과제도 주어졌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글로벌 순익이 3116억원을 나타내며 지난 2018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그동안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글로벌 순익은 2017년 3362억원, 2018년 3149억원, 2019년 2772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하나금융그룹의 목표에 부응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의 40%를 해외에서 올려야 한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글로벌 영업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9년 하나은행은 베트남 자산규모 1위 은행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에 투자를 완료해 2대 주주 지위를 취득했다. 또 올해 4분기 중 대만 타이페이 지점을 설립하고 중국 중경에 중국유한공사(KEB Bank China Co. Ltd) 자지점을 둔다는 구상이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지난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1년 연임에 성공했다. 권 행장도 새로운 출발을 현장경영으로 시작했는데 우리금융디지털타워에서 근무 중인 마이데이터 개발진을 만났으며 경기도 오산 세교지구의 영업현장을 찾아 직원을 격려했다.  

앞서 지난 4일 우리금융그룹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권 행장을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자추위는 고객 관점의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권 행장이 DT(Digital Transformation)추진단을 신설하는 등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권 행장에게는 순익 증대라는 과제가 부여됐다. 자추위가 지난해 경영성과를 두고 부진했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자추위는 올해 경영성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임기를 1년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당기순익은 1조3632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감소했다. 지난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총 당기순익이 7조7924억원을 나타내며 전년 대비 7.4%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우리은행의 감소 폭이 컸다. 특히 지난해 1조3707억원의 당기순익을 시현한 NH농협은행에 4대 시중은행 자리를 내준 것은 더욱더 뼈아팠다. 

다만 우리은행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4200억원이나 쌓았다. 여타 시중은행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금액을 적립한 것이다. 또 사모펀드 관련 비용을 사전에 반영해 불확실성 제거에 주력했다. 

아울러 권 행장은 라임자산운용펀드로 실추된 고객 신뢰도 회복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라임자산운용펀드 판매액이 3577억원으로 가장 많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에 대해 지난 2월 불완전판매의 책임을 물어 기관 경고라는 중징계를 통보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은행은 라임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투자자에게 원금 100% 돌려주라는 금감원의 분쟁조정안을 은행권 중 가장 먼저 수락한 바 있다. 또 우리은행은 지난 15일 금감원 라임펀드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하고 Top2밸런스6M, 플루토, 테티스 등 라임펀드 약 2703억원 규모에 대해 신속히 배상금을 지급키로 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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