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분기 돼야 반도체 부족 현상 일부 해결될 전망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시작된 반도체 품귀 현상이 이제는 정보통신(IT)·가전업계까지 확산하면서 산업계 전반에서는 반도체 공급 차질이 장기화 되는 것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4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가안보 및 경제 보좌관들이 오는 12일 반도체, 자동차 업체들과 만나 세계적인 반도체 칩 품귀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는 한국의 삼성전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 등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반도체 칩 부족에 따른 영향,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공급난 문제를 해소하고, 미국 내 안정적인 반도체 생산 확대 등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인텔은 지난달 23일 애리조나주에 두 개의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는 데 200억달러(약 23조원)를 투입하고 파운드리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반도체 문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GM과 포드,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가 부진하자 생산량을 줄였고, 이후 백신 공급과 경기 반등으로 인해 신차 출고가 늘자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생산량 조절에 나서는 등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도 오는 7일부터 울산1공장의 가동을 1주일 동안 세우기로 했고, 기아차는 다음 주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가동을 이틀간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차량용 반도체가 공급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공급 파장은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남에 따라 노트북, 스마트폰, TV 등 가전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IT·가전 업체들로 번지고 있다.

애플 최대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은 지난달 30일 열린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 부족으로 아이폰 생산량이 10% 줄었다”고 밝혔다. 세계 가전 1위 업체인 미국의 월풀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유럽으로 보내는 가전제품 생산량이 25% 줄었다고 발표했다.

대만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 TSMC /연합뉴스

문제는 글로벌 반도체 칩 공급 물량 대부분이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대형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들에서 생산되지만, 각종 사고로 인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로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이 지난 한 달 가량 가동을 멈췄고, 대만은 최악의 가뭄으로 반도체 생산시설의 물 공급을 줄이면서 TSMC의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지난 1일에는 TSMC 12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정전이 발생하는 등 공장 가동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심화 되는 가운데 올해 들어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잇따른 사고로 생산 차질까지 이어지자 완성차·가전업계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신규 라인업을 선보여야 하지만 반도체 공급이 지속적으로 차질을 빚게 되면 이마저도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급 문제는 하반기 들어 차츰 해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들이 생산라인 재조정을 통해 자동차 반도체를 증산함에 따라 자동차 반도체의 공급 부족은 3분기부터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는 시점을 3분기로 예상해왔지만 더 길어질 수 있다”며 “그간 생산 차질까지 만회하려면 내년 1분기는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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