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삼성전자가 1분기에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어서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익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스마트폰(모바일)과 TV·가전 등 완성품들이 시장에서 선전하며 올해 연간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1분기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을 달성했다고 7일 밝혔다. 작년 동기(매출 약 52조4000억원, 영업이익 6조2300억원) 대비 매출은 17.48%, 영업이익은 44.19% 증가했다.

매출의 경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66조9600억원)에 버금가는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8조9000억원으로 예상됐던 시장의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매출 61조5500억원, 영업이익 9조500억원)도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던 반도체 실적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보복 소비가 증가하며 스마트폰과 TV·가전 등 세트 부문이 만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분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의 예상 영업이익이 4조3000억원 안팎으로 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3월에서 1월로 출시 시기를 앞당긴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21과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갤럭시 버즈 등 마진율 높은 웨어러블 제품의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당초 전망치보다 많은 약 7600만대로 추정했다.

TV와 생활가전이 포함된 소비자 가전(CE)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의 펜트업, 집콕 수요 덕분에 TV와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생활가전의 동반 호조에 힘입어 작년 말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반도체의 1분기 영업이익은 3조3000억∼3조6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지난해 1분기(4조1200억원)는 물론 환율(원화 강세) 영향이 컸던 작년 4분기(3조8500억원)에도 못미친 것으로 전망됐다.

연초부터 D램 고정가격(기업간 거래가격)이 상승했지만 대체로 6개월 이상 장기계약을 맺는 거래 특성상 1분기 실적에 오른 가격이 곧바로 반영되지 않았고 극자외선(EUV) 등 공정개선 전환도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또 미국 텍사스 지역 한파로 인한 오스틴 공장의 가동 중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달 말께 확정 실적 발표에서 사업부별 실적을 구체적으로 공개한다.

김창권 기자 kimck@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