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친환경 채권 발행에 투자자 관심 몰리며 흥행
SK그룹 본사.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최근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선언하면서 이와 관련한 ESG채권도 관심을 끌고 있다. SK의 경우 최태원 SK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노력으로 ESG 경영을 선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녹색채권(그린본드) 등을 발행하고 투자금을 모아 친환경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SK는 국내 기업 가운데 ESG경영에 가장 선도적인 그룹으로, 최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최고 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환경·이사회 중심의 ESG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는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 ESG경영 철학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이사회 산하에 환경사업위원회와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ESG를 핵심 경영활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SK는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재무와 연계한 ‘파이낸셜 스토리’ 구축을 위해 SK 계열사들의 핵심성과지표(KPI) 내 사회적 가치(SV) 비중을 50%까지 확대했다.

SK는 친환경 사업 가운데 수소 사업을 핵심분야로 두고 지난해 에너지 관련 회사인 SK E&S, SK 건설, SK이노베이션 등 관계사 전문 인력 20여명으로 구성된 수소사업 전담 조직 ‘수소사업 추진단’을 신설한 바 있다.

수소 사업에 있어서 SK는 SK E&S와 업계 최고 수준의 핵심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 플러그파워(Plug Power)사의 지분 9.9%를 확보했다. 플러그파워는 수소 사업 밸류체인 내(內) 차량용 연료전지(PEMFC), 수전해(물에 전력을 공급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핵심 설비인 전해조, 액화수소플랜트 및 수소 충전소 건설 기술 등 다수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플러그파워 지분 취득에 따른 차입금을 SK가 발행한 채권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2월 24일 SK는 3200억원의 ESG 채권 발행을 확정하고 공시했다.

SK가 발행한 그린채권 /한국거래소

국내에서 발행되는 ESG관련 채권을 살펴보면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나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녹색채권(Green Bond) ▲사회가치 창출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사회적채권(Social Bond) ▲환경 친화적이고 사회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등으로 나뉜다.

SK가 발행한 채권은 그린본드로 친환경 및 기후변화 위기 대응 사업분야에 투자할 목적으로 발행되며, 반드시 이 분야와 관련해 자금을 사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ESG채권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일반 채권보다 더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기금과 은행, 자산운용사 등이 최근 ESG경영에 관심을 보이면서 이와 관련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ESG채권은 이런 투자자들에게는 최적의 상품이다. 또한 회사채 투자의 최대 리스크 요인은 급격한 기업가치 훼손 우려지만, SK 등의 대기업은 이런 우려가 적다는 점도 있다.

이에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ESG채권은 그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SK 계열사 가운데 SK하이닉스는 가장 큰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지난달 SK하이닉스는 10억달러(한화 1조1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했는데, 당초 5억달러 수준을 계획했으나 전 세계 230여개 기관투자자가 주문이 쇄도하면서 10억달러로 발행규모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7일에는 민간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SK하이닉스가 4400억원 규모의 사회적채권 발행했다. 이 역시 기관의 자금이 몰리면서 그 규모를 대폭 늘린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행보는 최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온 그룹 차원의 파이낸셜 스토리 가운데 하나로 정리된다. 기업이 SV를 창출하는데 있어 ESG채권은 경영전략이자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설득시키는 중요한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ESG 채권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처럼 친환경·사회적 가치는 이제 돈이 된다는 인식이 늘고 있음을 방증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 SK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