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경제사절단에 삼성·SK·LG 등 참여로 협력 강화
지난 4월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한미정상회담이 이번 주 열릴 예정인 가운데 한국이 미·중 패권전쟁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협력 방안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경재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경제사절단에 SK그룹과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날 경제사절단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다.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및 한국내 위탁생산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책 마련 ▲반도체 및 2차 전지 공급망 ▲쿼드(QUAD·미국, 일본, 인도, 호주 참여 비공식 협의체) 참여 등이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대면 회담인 만큼 한미 두 정상은 코로나19를 비롯해 경제 문제와 중국과의 외교 문제 등 각종 중요 현안들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부분은 반도체 공급 등에 대한 논의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삼성전자 등 19개 기업을 불러 반도체 화상 회의를 개최하고 미국 내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문제 해결을 논의하며, 참여 기업들에게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명목상으로는 반도체 공급난에 허덕이는 미국 자동차 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패권 경쟁에 나서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한미정상회담 하루 전인 20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주재하는 회의에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기업을 참여시켜 더 강한 투자 압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그린뉴딜 정책 추진하며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자국 내 생산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외에도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미국 투자를 단행했거나 추가 투자를 앞두고 있는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분야 기업 CEO들의 참여가 거론된다. 우리 기업들은 미국이 원하는 기술 분야에 협력하고, 미국 백신 기업들의 기술·원료를 도입해 국내 기업들이 위탁생산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먼저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이 직접 참석하고, SK그룹 내에는 미국 코로나19 백신 기술 협약 이슈가 있는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참석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그룹에서는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나 최시영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한미정상회담에 맞춰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대신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거론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1위 자동차 업체인 GM(General Motors)과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웠고, 오는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의 미국 투자를 지난 3월 발표한 바 있다.

이외에도 한미정상회담에선 대중견제 구상과 관련해 한국의 쿼드 참여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도 쿼드에 대해 코로나19, 기후변화 등의 국제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개방적인 비공식 협의체라고 설명한 바 있어 한국의 참여를 독려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쿼드에 전면적으로 참여하는 대신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기후변화나 반도체 기술 협력에 대한 분야별 참여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편 지난 2017년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는 4대 그룹 총수와 중소·중견기업을 포함해 52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꾸려졌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해 대한상공회의소가 경제사절단을 꾸리지는 않고 최소한의 기업 CEO들만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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