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업결합심사 늦어져 1.5조 규모 유상증자 미뤄질 듯
화물사업 확대·국제선 운항 재개로 통합 전 '체력' 확보
아시아나항공 B747-400 여객기. /아시아나항공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절차 진행이 더딘 분위기다. 당초 계획했던 자금 확보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장의 유동성 문제는 크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30일로 예정됐던 아시아나항공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당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대한항공은 주요국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한 뒤 아시아나항공의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63.9%를 인수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주요국 기업결합심사가 이달 내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예정된 자금 확보가 늦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추가적인 재정 부담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 7834억원, 영업손실 112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까지 이어진 3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마감했다. 유동부채는 4조9727억원가량으로 유동자산 1조7983억원을 넘어섰다. 단기차입금 2조5710억원 등을 포함해 3조원가량을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한다.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재정난을 겪고 있다. 에어부산 부채비율은 지난해 838.7%에서 올해 1분기 1750.4%로 늘어났다. LCC 적자가 장기화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추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일각에선 화물사업 확대로 매출이 안정화됐고 일부 국제선 운항이 재개됐다는 점에서 대한항공과 통합 전까지 버티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출은 올해 1분기 대비 2분기 화물 운임이 상승하고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내달 인천~사이판 노선 운항 검토 등 중단됐던 국제선 운항 재개도 준비 중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대한항공으로부터 인수 계약금 3000억원과 중도금 4000억원을 포함해 인수자금 총 1조원을 확보했다. 당장 상환해야 할 자금 대부분이 산업은행 차입금이라는 점도 아시아나항공의 상환 압박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지원받은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4000억원 중 3000억원만 사용한 것도 유동성에 문제가 시급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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