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e스포츠 라이벌 열전 ③] 한일전 뛰어넘는 한중전
LCK 뒤쫓던 LPL, 한국 선수 및 코치 끌어들여 급성장
운영의 묘미 LCK-닥공 스타일 LPL, 전략부터 다른 맞수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엘클라시코’, ‘북런던 더비’, ‘한-일전’ 등 스포츠에는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라이벌 경기가 팬들을 열광케 한다. 약 20년의 역사를 가진 e스포츠에도 수많은 라이벌이 등장해 서로 경쟁하며 e스포츠 발전을 이끌었다. 팬들은 화면 속 서로가 응원하는 선수와 팀에 동화돼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픔을 같이했다. 이번 e스포비즈는 3회의 걸쳐 우리 가슴을 뛰게 한 라이벌들을 알아본다. [편집자]

우리나라의 스포츠 라이벌로 항상 거론되는 나라는 일본으로 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이겨야 할 정도로 치열한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e스포츠에서 만큼은 중국이 우리나라 최고의 라이벌이다. 항상 경계 대상 1호이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서도 우리나라 ‘LCK’와 중국 ‘LPL’은 최고 리그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LPL이 LCK 선수들을 빼 가며 자신들이 최고라 주장하고 승부조작과 국내 서버 어뷰징 등 잦은 문제를 일으키며 국내 팬들의 불편한 감정을 건들었다. 특히 사드 문제로 한한령, 역사 왜곡 등 국내 반중 감정이 커지며 국제대회에서 반드시 꺾어야 하는 상대로 떠올랐다. 

LCK와 LPL은 전혀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LCK는 기본적으로 운영을 중시하며 상황에 따른 다양한 전술로 상대를 요리한다. 반면 LPL은 끊임없는 교전으로 상대를 괴롭히며 우위를 잡아가며 힘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서로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만, LPL의 화끈한 스타일을 LCK가 운영으로 완전히 무력화시키며 절대 우위를 가져갔다.

때문에 LOL 초창기만 하더라도 LPL은 경쟁자 없는 LCK 뒤를 쫓는 추격자 정도에 불과했다. 2013년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은 첫 한중 결승전으로 ‘페이커’ 이상혁을 앞세운 SKT T1 K(현 T1)가 로얄 클럽(현 RNG)를 상대로 3:0 승리를 차지하며 LCK 왕조의 시작을 알렸다.

LCK의 새로운 왕조를 연 단원기아 / 사진=LCK
LCK의 새로운 왕조를 연 단원기아 / 사진=LCK

이듬해 2014 롤드컵 결승은 상대를 말려 죽이는 듯한 탈수기 운영으로 LCK를 평정한 삼성 갤럭시 화이트(현 젠지e스포츠)와 또다시 결승에 오른 로열 클럽의 대결이였다. 결과는 삼성 화이트가 3:1로 승리하며 다시 한번 LPL을 밀어내고 LCK가 최고 리그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2번 연속 LCK에 무릅을 꿇은 LPL은 천문학적인 경제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과 한국의 주요 선수들을 거액의 연봉을 앞세워 영입하고 한국인 코치와 감독들까지 끌어들이며 기존 교전 중시 스타일에 LCK식 운영 시스템을 입히기 시작했다.

이 결과 2013년부터 2017년까지 LCK가 독식한 롤드컵을 2018년부터 2019년까지 LPL이 우승을 차지하며 LCK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당시 LPL은 롤드컵뿐만 아니라 MSI, 리프트 라이벌즈,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LCK를 밀어내고 첫 전성기를 맞이했다.

2년간의 암흑기를 겪은 LCK도 과감한 변화를 선언하며 왕좌 탈환에 나섰다. LPL의 전투 스타일을 받아들이고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하며 전열을 가다듬은 LCK는 2020 롤드컵을 제패하며 ‘황부리그’의 명성을 되찾았다.

지난 6일 진행된 2021년 롤드컵 결승전은 사상 4번째 한중 대결로 성사됐다. LCK 1번 시드 담원기아와 LPL 1번 시드 EDG가 맞붙으며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번 롤드컵은 담원기아가 2:3으로 아쉽게 패배하며 LPL이 1년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한국과 중국의 롤 라이벌 전은 어느 한쪽의 압도적 우위 없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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