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e스포츠 라이벌②] SKT 임요환-KT 홍진호…최대 흥행 카드
LCK에서도 이어진 라이벌전…‘패패승승승’ 등 명승부 연출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엘클라시코’, ‘북런던 더비’, ‘한-일전’ 등 스포츠에는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라이벌 경기가 팬들을 열광케 한다. 약 20년의 역사를 가진 e스포츠에도 수많은 라이벌이 등장해 서로 경쟁하며 e스포츠 발전을 이끌었다. 팬들은 화면 속 서로가 응원하는 선수와 팀에 동화돼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픔을 같이했다. 이번 e스포비즈는 3회의 걸쳐 우리 가슴을 뛰게 한 라이벌들을 알아본다. [편집자]

SK텔레콤과 KT는 국내 이동통신업계를 대표하는 대표 라이벌로 꼽힌다. 이 같은 라이벌 관계는 프로야구, 프로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서도 '통신사 더비'라는 경쟁 구도를 형성해다. 그러나 ‘통신사 더비’ 이미지를 각인시킨 것은 e스포츠부터다.

e스포츠에 먼저 발을 들인 쪽은 KT다. KT(당시 KTF)는 스타크래프트로 e스포츠가 태동하던 시절인 1999년 프로게임단 ‘KTF 매직엔스’를 창단했으며 SKT는 2004년 주훈과 임요환이 이끌던 4U를 인수하며 프로게임단 ‘SKT T1(현 T1)’을 창단했다. 창단 당시부터 스타크래프트 최고 라이벌인 임요환(SKT)과 홍진호(KT)가 각각 소속되며 큰 화제가 됐다.

두 선수 외에도 양 팀은 최연성(SKT), 박정석, 강민(이상 KT) 등 인기 선수들을 다수 보유했기 때문에 다수의 팬덤이 유입되며 e스포츠계 대표 팀으로 떠올랐다. 때문에 통신사 더비가 진행되는 날에는 양측 팬들의 신경전은 물론 본사에서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치열했다. 

T1 LOL 선수단 / 사진=T1 SNS
T1 LOL 선수단 / 사진=T1 SNS

주훈 당시 SKT 감독은 “통신사 라이벌은 높으신 분들, 지원해주시는 분들이 지켜보는 경기라 더 긴장되고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스타크래프트2 리그에서도 이어졌는데 통신사 더비에서 승리하면 승리 수당이 붙을 정도였다. KT는 통신사 더비에서 승리하면 기본 승리 수당의 2배를 받았고 플레이오프 및 결승전에서 이길 시 3배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팀의 스타크래프트 종목 공식 전적은 KT가 스타크래프트 1, 2 리그 통합 41승 30패로 앞서고 있다. 다만 정규리그에선 KT가 근소 우위지만 중요 다전제 및 포스트시즌 전적은 SKT가 압도적이다.

두 팀의 라이벌 관계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에 와서도 이어지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시절과 다르게 한발 늦게 팀을 창단한 양팀은 2013 LCK 서머 결승에서 첫 대결을 펼첬다. 이 경기가 e스포츠 역사 최고 명경기로 손꼽히는 일명 ‘패패승승승’ 대전으로 당시 신인이던 ‘페이커’ 이상혁이 ‘제드’로 명장면을 연출하며 SKT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 경기를 발판으로 SKT는 2013 롤드컵에서 한국팀 최초 우승팀으로 등극했고, KT는 롤드컵 선발전에서도 SKT에게 패배하며 당시 신흥 강호로 떠오른 양팀의 운명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KT의 ‘스코어’ 고동빈은 “그때 비가 왔었는데 아직도 비가 오면 몸서리친다”고 밝혔고  페이커는 “그때 우리가 졌다면 어떻게 됐을까 가끔 생각한다. KT가 불쌍하기도 하다"고 당시를 회자했다.

KT LOL 선수단 / 사진=LCK
KT LOL 선수단 / 사진=LCK

이후 통신사 더비는 SKT의 압도적인 우세가 이어졌다. 그러던 중 KT가 '데프트' 김혁규와 '마타' 조세형, ‘스맵’ 송경호 ‘폰’ 허원석을 영입하며 일명 ‘슈퍼팀’을 결성하고 ‘타도 SKT’를 외쳤다. 하지만 2017년 LCK 스프링 결승전 3:0 패배, 서머 플레이오프 최종 라운드에서도 2:3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자존심 회복에 실패했다.

이듬해인 2018년 LCK 서머 우승을 차지하며 자존심을 회복했지만 2019년부터 또다시 SKT 공포증이 도래하고 말았다. 현재 SKT는 T1으로 팀명을 바꾸며 글로벌 인기팀이자 강팀 반열에 올랐지만, KT는 오락가락한 경기력을 보이며 과거처럼 호각을 다투는 통신사 더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KT 팬들은 과거 열광했던 통신사 더비 구도가 다시 한번 형성되기를 바라고 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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