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4월, 대기업간 협업·투자 활기
5월, 4대그룹 북미 투자 강화
6월, 미중 갈등 고조·삼성 총수부재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20201년 산업계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최대 격변기를 맞았다. 반도체와 원자재 수급 부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국내 반도체업계가 난항을 겪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은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고, M&A와 투자를 통해 사업 규모를 점차 확장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스경제는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기사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통해 올 한 해 산업계에서 화두가 된 주요 이슈들을 월별로 되돌아봤다. <편집자>

빅데이터로 알아본 산업계 월별 키워드-4월. /사진=빅카인즈
빅데이터로 알아본 산업계 월별 키워드-4월. /사진=빅카인즈

◆4월-대기업 간 협업과 투자 "국내 넘어 해외까지"

4월은 대그룹 간 협업설 제기와 함께 실제 협약을 맺은 사례도 생겨 주요 화두로 꼽혔다. 협업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업과도 진행됐다. 

4월 톱 키워드는 '삼성'이다. 이어 백악관, 영업이익, SK하이닉스, LG, 중국,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자동차가 10권 안에 들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A52 기종의 핵심 부품인 칩온필름을 LG이노텍으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양사의  협업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재계의 관심이 쏠렸다. 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구매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됐으나 양사 모두 부인했었다. 하지만 두 기업의 합작 올레드 TV 출시설은 지금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삼성은 미국 백악관이 화상으로 4월 12일 개최한 반도체·자동차·테크 기업 최고경영자 서밋에 인텔, GM 등 글로벌 기업 19곳과 참석해 화제가 됐다.

4월은 1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달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 증가로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가전과 모바일 부문이 실적을 견인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45% 증가한 9조원대를 기록했다. LG전자도 프리미엄 가전과 올레드 TV의 판매 증가로 매출 18조원대와 영업이익 1조원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 증가와 수율 개선으로 인한 수익성이 높아진 결과로 분석됐다. 아울러 올해 반도체 호황이 예상된 만큼 SK하이닉스는 자동차 반도체인 8인치 파운드리에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3월 지리자동차와의 협약과 관련해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도 현대차·기아와 공동으로 하이브리드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해 생산하기로 했다. 전동화 차량에 최적화된 파우치형 배터리를 개발 및 양산해 2024년 선보일 하이브리드카에 탑재할 계획이다. 이는 완성차와 배터리 기업이 새로운 배터리를 개발하는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합으로 평가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엠셀즈 현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엠셀즈 현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 내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합작법인을 통해 2조7000억원을 투자했다. 공장은 테네시주 스프링힐 지역에 건설되며 연내 착공해 2023년 하반기에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달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RE100에 가입하며 친환경 경영에 속도를 냈다.

빅데이터로 알아본 산업계 월별 키워드-5월. /사진=빅카인즈
빅데이터로 알아본 산업계 월별 키워드-5월. /사진=빅카인즈

◆5월-한미 정상회담으로 북미 투자 강행하는 4대그룹

5월 랭킹에 오른 키워드는 4대 그룹과 그 계열사를 비롯해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된 연관어가 주를 이뤘다. 이달 톱10을 기록한 키워드는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 삼성, SK하이닉스, 현대차, 중국, 삼성디스플레이, SK이노베이션, LG, SK 순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21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 했다. 

이 회담을 계기로 국내 4대 그룹은 총 394억달러(약 44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대미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분야의 핵심은 반도체와 배터리다. 삼성전자는 신규 파운드리 공장 신축에 170억달러(약 19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과 충전 인프라(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2025년까지 74억달러를 투자한다. SK의 신규 투자는 30억달러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10억달러를 들여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 낸드 솔루션 등 신성장 혁신을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포드와 합작해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GM과 합작해 테네시주 배터리 공장을 포함해 2025년까지 1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7위 키워드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전문 전시회에서 차세대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될 두 번 접는 멀티 폴더블 제품 ‘S-폴더블’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화면이 최대 7.2인치까지 커지며 두 번 접으면 스마트폰 크기로 작아지는 새로운 폼팩터로 관심을 모았다.

빅데이터로 알아본 산업계 월별 키워드-6월. /사진=빅카인즈
빅데이터로 알아본 산업계 월별 키워드-6월. /사진=빅카인즈

◆6월-미중 갈등 고조와 총수 부재에 고민 깊어지는 삼성

6월은 한층 고조된 미중 갈등과 연관된 키워드와 총수 공백으로 주춤하는 삼성에 대한 이슈가 주를 이뤘다. 또 K수소 드림팀의 핵심 4개 그룹사가 모여 협의체 설립을 구체화했다. 

이달 키워드 순위는 1위부터 5위가 중국, 삼성, TSMC, 현대차, 코로나19, 6위부터 10위는 파운드리, LG, AI, LG에너지솔루션, 대만 순이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8일(현지시간)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 희토류 공급망 개선을 위한 검토 보고서를 발표하며 미중 갈등은 점차 격화됐다. 보고서에선 한국이 74번이나 언급돼 미중 사이에서 갈등이 예고됐다.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 미국은 삼성과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미 상원도 중국 견제법을 통과시키며 경쟁에 필요한 2500억달러(약 280조원) 지원에 찬성했다. 

이같이 미중 갈등이 거세지며 대내외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이달 2일 당시 부회장이었던 김기남 삼성전자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4대 그룹 총수 회동에서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해 총수가 있어야 한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언급하기도 했다. 더구나 5월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투자하기로 발표했으나 총수 부재로 의사 결정이 늦어지는 탓이기도 하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는 이때를 틈타 대규모 투자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며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TSMC는 120억달러(약 13조4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 파운드리 공장을 건립하고 향후 3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TSMC가 이같이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는 동안 총수 부재인 삼성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업계 안팎에선 두 회사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10일엔 K수소 동맹을 위해 현대차, SK, 포스코, 효성 등 4개 그룹의 총수가 뭉쳐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논의했다. 수소기업협의체는 9월 8일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으로 공식 출범했다. 협의체는 현대차, SK, 포스코 등 총 15개 회원사로 구성됐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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